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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반군부 인사 사형 집행한 미얀마 군정…국제사회 "잔인·퇴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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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NLD 전 의원, 민주화 운동가 등 4명 처형…정치범 사형 집행, 1976년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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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민주진영 시민활동가 초 민 유(왼쪽)와 표 제야 또(41) NLD 전 의원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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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정권이 반체제 인사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미얀마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국제사회는 이를 규탄하며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6일 미얀마나우,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전날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전 의원 표 제야 또(41)와 민주화 운동가인 초 민 유(53) 등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표 제야 또 전 의원과 초 민 유는 올해 1월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양곤 인세인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표 제야 또 전 의원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NLD를 대표하는 의원으로, 지난해 11월 폭발물·폭탄·테러 자금 조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지미'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초 민 유는 1988년 군사 통치에 반대하는 대중봉기를 이끈 '88세대' 핵심 인물이다.

미얀마 관영 더미러데일리는 "테러 살해라는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범죄 행위를 지시하고 조직한 혐의로 법적 절차에 따라 처행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형 집행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군부는 가족들에게 사형 집행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표 제야 또 전 의원의 아내는 로이터에 남편이 사형됐다는 소식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족들은 교도소에 시신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얀마는 1990년부터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가 폐지됐던 나라다. 정치범에 대한 사형 집행은 1976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형 집행은 군정이 저항 세력에게 보내는 강력한 공포 메시지로 해석된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1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수치 고문과 핵심 정부 인사들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단행했다. 군부가 권력을 잡은 뒤 반발하는 시민 등 반대파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유혈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사형 판결을 받은 이들은 100명을 넘고, 사망자는 2100명 이상이다.

국제사회는 분노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민주주의 운동가들과 선출직 지도자들을 가혹하게 처형한 데 대해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군부가 부당하게 구금된 이들을 석방하고 미얀마 국민들의 희망대로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별도의 성명에서 "가짜 재판과 처형은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면서 "이런 조치는 용감한 버마(미얀마)인들의 정신을 결코 억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도 "미얀마에서 수십년 만에 처음인 이런 사형은 생명에 대한 권리, 개인의 자유와 안전, 공정한 재판 보장에 대한 잔인한 침해"라며 "지구촌은 그들의 잔혹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도 이날 미국·영국·일본·호주·캐나다·뉴질랜드·노르웨이 및 유럽연합(EU)과 함께 외교장관 명의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 외교장관들은 "미얀마 군부가 야당 지도자와 민주화 운동가들을 처형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폭력이자, 군부가 인권과 법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새삼 입증했다"며 "군부는 불의하게 체포된 모든 이들을 즉각 석방하고, 구금시설에 대한 전면적이고 독립적인 접근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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