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이후 감염자 수 77% 급증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비영리 의료기관 앞에 남성들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기 위해 줄서 있다. 시카고/로이터연합뉴스 |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에서 비상식적으로 확산하는데 각국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감염병 전문가가 경고했다.
미국 뉴욕시 헬스플러스 병원의 전염병 전문가인 사이라 마다드는 25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이상하게 확산하고 있다”며 “이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우려할 만한 점은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이 아닌 국가들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WHO에 따르면 올해 원숭이두창은 70개국 이상에서 1만6000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감염자 수가 77% 증가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마다드는 “WHO가 PHEIC를 선언한 것은 원숭이두창을 세계 보건에 심각한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라며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악화하기 전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겪은 세계가 원숭이두창 확산을 이 정도로 다루고 있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풍토병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분석 결과 원숭이두창은 장기간 대면 상호작용이나 신체 접촉 후 호흡기 비말을 통해서도 전염된다. 마다드는 “현재 남성 간 성관계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가장 크지만 지역사회 전파도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한 가정에서 원숭이두창에 걸린 사람을 통해 어린이 두 명이 감염됐다”며 “시간이 갈수록 지역사회 전파가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원숭이두창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쉬쉬 자 미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미국 정부가 비상사태 선언으로 원숭이두창 확산에 대응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44개 주와 워싱턴D.C., 푸에르토리코에서 2500건 이상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마다드는 “원숭이두창 확산을 막을 가장 좋은 방법은 위험군과 잠재적 위험군에 백신을 빠르게 접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내년 중반 혹은 말까지 160만 회분의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수요가 공급을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유행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 (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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