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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영국 별종, 전 세계 남자들에게 "여자처럼 대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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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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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패디 핌블렛(27, 영국)은 별종이다.

비틀스를 떠올리게 하는 머리 스타일도 독특하지만, 경기 스타일도 남다르다. 올드스쿨 그래플러 성향을 띠는데, 때론 막무가내 양손 펀치로 경기를 끝낸다.

평소 행동도 통통 튄다.

24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오투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208에서 조던 래빗(27, 영국)을 2라운드 2분 46초 리어네이키드초크로 이긴 뒤 별난 세리머니로 눈길을 끌었다.

래빗의 얼굴 쪽으로 엉덩이를 들이밀고 여러 번 흔들었다. 출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끝내고 트워크(twerk) 하고 집으로 가겠다"는 약속을 그대로 지켰다.

트워크는 '몸을 낮추고 엉덩이를 흔들며 추는 춤'을 말한다.

'티배깅(teabagging)'이라고도 한다. 게임에서 죽은 캐릭터를 앞에 두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걸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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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UFC 3연승을 달린 기쁨도 잠시, 핌블렛은 옥타곤 인터뷰에서 친구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때만큼은 장난기 가득했던 얼굴에 그늘이 졌다.

"금요일 새벽 4시에 일어났는데, 친구가 집에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계체 5시간 전이었다. 리키, 이 승리는 널 위한 거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남성들에게 "대화하자"고 호소했다. 고민을 끙끙 앓고 있지 말자는 메시지였다.

"이 세계 남자들은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이 죽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누군가와 대화하라"고 부탁했다.

이어 "다음 주 친구의 장례식을 가는 것보다, 그 친구가 내 어깨에 기대는 게 낫다. 제발 스스로를 옥죄지 말자. 남자들도 대화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핌블렛은 백스테이지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여성들은 무슨 일이 있으면 대화를 하지만,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 입을 닫아 버리고 결국 자신의 생명을 끊는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남자들은 더 많이 말해야 한다. 가슴에 쌓인 감정들을 쏟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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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블렛은 2012년 프로로 데뷔해 영국 단체 케이지 워리어스에서 성장했다. 16승 3패 전적을 쌓고 지난해 UFC와 계약했다.

옥타곤에서 3연속 피니시 승리를 기록 중이다. 루이기 벤드라미니를 펀치 KO로, 로드리고 바르가스를 리어네이키드초크로 이겼다. 조던 래빗까지 초크로 잡아 영국의 새로운 스타 파이터로 자리매김했다.

핌블렛은 UFC 라이트급 랭킹 진입을 겨냥하고 있다.

"난 누구든 이길 수 있다. 랭커도 문제없다. 상관없다. 오늘처럼 나쁜 날에도 난 누구든 꺾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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