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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월드 톡톡] 미얀마 군부에 맞서 싸우는 전쟁게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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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의 전쟁’ 39만회 다운로드

조선일보

미얀마 출신 개발자들이 군부에 저항하기 위해 만든 온라인 게임 '영웅들의 전쟁'. /War of 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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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공간에서 미얀마 군부에 맞서 싸우는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된 ‘영웅들의 전쟁-시민방위군(PDF) 게임’은 현재까지 39만회가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미얀마 출신의 게임 개발자들은 수익금을 군부 저항 세력을 지원하거나 내전 피란민을 돕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은퇴한 역사 교사인 유 세인 린(72)씨는 반군 세력에 기부하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온라인 게임을 내려받았다. 요즘 매일 게임을 하고 있다는 린씨는 “민간인을 학살하는 군인들과 현실에서 맞서 싸울 순 없지만, 게임에서는 이들을 처단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미얀마 승려인 우피냐르 원타(32)는 “살상 게임은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지만, 군사정권 아래 수많은 승려와 민간인이 살해당하고 있어 저항의 수단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는 야당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민간인을 고문하고 학살하는 등 무자비한 보복과 탄압을 일삼고 있다. 지난달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 이래 민간인 208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영웅들의 전쟁’을 기획한 3명의 개발자는 “반군부 시위에 참여한 동료가 체포되고, 실종돼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NYT에 전했다. 지난달 출시한 유료 버전 게임은 며칠 만에 미국과 호주, 싱가포르의 애플 앱 스토어에서 상위 10위권 게임에 올랐다.

게임 이용자들은 가상 전투에 참여해 군인들과 맞싸우고, 군부를 지지하는 유명인이나 스파이, 쿠데타 주동자를 암살하기도 한다. 광고를 보거나 탄약 등 아이템을 구매하면 기부금이 쌓인다. 게임 개발자들은 현재까지 9만달러(약 1억1770만원)를 기부했고, 이 중 20%가 피란민을 돕는 데 쓰였다고 밝혔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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