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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살인·폭행에 방치된 시리아 난민 수용소…‘차세대 IS’ 키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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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홀 캠프의 아이들, 정서적 학대 속 ‘극단주의’와 결탁 우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2019년 몰락 국면으로 내몰렸다. 그해 3월23일 시리아민주군(SDF)은 IS의 최후 거점인 시리아 동부 바구즈를 탈환했고, 10월27일엔 미군이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시리아에선 다시 IS의 부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IS 대원 가족들이 구금된 시리아 난민 캠프의 치안이 나날이 악화되고, 캠프 내 극단주의화 현상까지 심각해지면서 이곳에 갇힌 아이들이 ‘IS 2.0’으로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 북동부 지역 하사카주의 ‘알홀 캠프’는 이 지역 최대 난민 수용소다. 지난 6월 유엔난민기구(UNHCR)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곳엔 약 5만5000명이 머물고 있다. 이 중 여성과 어린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3%이며, 캠프의 절반가량이 12세 미만 어린이로 구성돼 있다.

알홀 캠프 내 치안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25건의 살인이 발생했고, 지난달엔 참수당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대부분 범죄는 캠프 내 IS 급진주의자 여성들의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들은 캠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도의 행위도 위법이라 여겨, 변절자들을 단죄하기 위해서라면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살인과 폭행 등 잔혹행위를 목격한 아이들은 불면증, 우울증, 불안 증세 등 정신적인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며 캠프 내 아동들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알홀 캠프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극단주의 세력과 결탁할 위험까지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캠프에 수용된 제3국 아이들의 본국 송환율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이라크, 프랑스, 독일 등은 극단주의 사상에 물들었을 것을 우려해 이곳에 있는 본국 출신 아이들을 다시 받아들이길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터키)가 SDF를 공격하면 캠프 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 내 무장정파인 쿠르드민병대(YPG)는 SDF 창설을 지원했는데, 튀르키예는 YPG가 자국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관돼 있다고 본다. 튀르키예는 최근 “시리아 동북부의 쿠르드 자치정부 장악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재개하겠다”며 침공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국의 IS 격퇴 특수작전을 전개해 온 클로드 K 튜더 주니어 사령관은 “튀르키예군이 실제로 공격하면 IS 2.0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IS 잔당들이 SDF의 통제력이 약해진 때를 틈타 캠프를 공격해 캠프 내 극단주의 세력과의 재결집을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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