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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유튜브뮤직은 왜 예외?" 국내 음원 업체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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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서비스 등 통해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피해"

문체부, 징수규정 개정안 내놨지만 음저협 난색 표해

연합뉴스

구글, 애플 인앱결제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로 수수료 압박이 커진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을 놓고 구글 '유튜브 뮤직' 등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 부담을 의식한 문체부가 결제수수료를 저작권료 정산에서 공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의 반대로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일 현행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에 따르면 문체부는 음원 스트리밍 사용료를 정산할 때 결제수수료와 할인,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한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음원 플랫폼이 35%, 창작자가 65%를 가져가도록 권고하고 있다.

총매출액 중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등에 음원 플랫폼사가 내야 하는 수수료도 포함돼 있으며,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조치로 수수료 부담이 늘어났다.

그러나 구글의 유튜브 뮤직 등은 글로벌 앱 마켓 운영자가 음원 플랫폼을 운영하는 경우여서 인앱결제 의무화의 영향을 비껴가는데다가, 결합서비스 등 이유로 이런 정산 징수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점을 근거로 국내 음악 스트리밍 업체들은 해외 서비스와 비교해 국내 업체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외플랫폼은 일반적인 징수규정이 아닌 다른 형태의 규정을 적용받아 각종 비용 공제가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을 지키는 국내 플랫폼만 손해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유튜브 뮤직 등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결제수수료까지 떠안으면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체부 자문기구인 음악산업발전위원회는 저작권 이용료 정산 대상이 되는 매출액에서 인앱수수료, PG사 수수료, 카드사 수수료 등 모든 결제 관련 수수료를 공제하는 내용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최근 내놨다.

대신 창작자 정산 비율을 기존 65%에서 3%가량 올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탁 단체 중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난색을 표하면서 개정안이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음원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음저협이 요율 인상 폭이 수수료 공제율보다 높아야 한다며 몽니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음저협은 개정안을 받아들이면 창작자 측의 수익이 현행 규정을 유지할 때보다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음저협 관계자는 "애초에 징수규정 개정안이 음악 창작자가 향후 수수료 관련 수익을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권리자가 수익의 약 12.5%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이라도 회복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음악 권리자가 수수료 수익을 양보해야 한다'는 결론을 단순히 지금, 신속히 결정해야만 하는지에 다소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재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어떻게 보면 창작자와 플랫폼 모두 결제시스템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징수 규정 개정 추진 움직임의 배경에는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에 따라 음원 플랫폼 업체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고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이 늘어난 점이 있다.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시점인 4월 1일 전후로 구글 안드로이드 앱에서 제공하는 월 이용료를 10∼16%가량 인상했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은 지난달 29일 월 6천900원·7천900원·1만900원 요금제를 각각 월 7천600원·8천700원·1만2천원으로 약 10% 올렸다.

플로는 3월 말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7천900원짜리 '무제한 듣기' 상품을 9천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네이버 바이브도 4월 1월부터 기존 구독료(8천500원)에서 16%가량 올린 9천900원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음원 플랫폼들이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따라가면서 수수료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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