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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빕은 족집게 도사? 올리베이라와 마카체프의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 하빕의 요구대로 10월 22일 중동 아부다비 UFC 280에서 성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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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찰스 올리베이라와 이슬람 마카체프의 UFC 280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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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하빕이 족집게 도사가 됐다.

UFC 전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3·러시아)의 예언(?)이 적중했다. 오는 10월 22일 중동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는 파이트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UFC 280에서 새로운 라이트급 챔피언이 탄생한다. 현재 라이트급은 공석이다. UFC는 지난 17일 공식적으로 UFC 280에서 벌어지는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에 찰스 올리베이라(32, 브라질)와 이슬람 마카체프(30, 러시아)가 맞붙는다고 발표했다.

찰스 올리베이라는 2021년 UFC 262에서 열린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벨라토르 황제’로 불렸던 마이클 챈들러를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챈들러는 벨라토르에서 세 번이나 챔피언에 오르는 등 벨라토르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의 끈질긴 유혹에 지난 2020년에 UFC로 이적했다. 애초 열세로 평가됐던 올리베이라가 챈들러를 2라운드 19초 만에 펀치에 의한 TKO로 승리해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을 놀라게 했다. 결정전에 이어 올리베이라는 2021년 12월 UFC 269에서 열린 1차 방어전에서 더스틴 포이리에를 3라운드에 서브미션으로 승리하며 주가를 더욱 높였다.

하지만 지난 5월 UFC 274에서 치러진 2차 방어전에서 올리베이라는 계체 실패로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상대인 저스틴 개이치를 1라운드 3분 22초 만에 리어네이키드초크로 물리치며 라이트급의 최강자임을 입증했지만, UFC 규정상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지는 못했다. 비록 올리베이라가 “공식 계체 전에 내가 가진 저울로 몸무게를 달아 155파운드에 정확히 맞췄다. UFC의 저울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항변했지만, UF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UFC는 올리베이라를 포함해 모든 선수의 계체 기록을 일일이 공개한 데 이어 저울의 정확성을 다시 확인하며 올리베이라의 항의를 일축했다.

하지만 19연속 피니시 신기록 등 대결을 할 때마다 UFC 역사를 새롭게 쓰는 올리베이라를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챔피언으로 인정하고 있다. 올리베이라의 랭킹은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1위다. 올리베이라는 19연속 피니시 외에 11연승으로 라이트급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게다가 저스틴 개이치(잠정챔피언)를 비롯해 더스틴 포이리에(잠정챔피언), 마이클 챈들러(벨라토르 챔피언), 토니 퍼거슨 등 라이트급의 최상위 랭커들을 모조리 잡아내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리베이라가 1차 방어전에서 더스틴 포이리에를 꺾은 후 하빕은 “10월 22일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UFC 280에서 올리베이라와 마카체프가 맞붙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완벽한 날짜, 완벽한 장소, 완벽한 파트너로 대안이 없는 최고의 선택지다. 게다가 11연승(올리베이라)과 10연승(마카체프)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라며 화이트 대표를 압박했었다.

하빕이 UFC 280을 적시한 것은 이슬람의 전통 행사인 라마단(5월에 진행하는 금식행사)과 올리베이라의 2차 방어전 일정 때문이다. 하빕과 마카체프는 모두 다게스탄 출신의 독실한 이슬람 신자다. 파이트 아일랜드는 지난 2019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팬데믹을 비켜 가기 위해 UFC가 아부다비에 세운 격투기 전용 특설링이다.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영미권 외의 선수들이 선호하는 경기장이다. 특히 하빕과 마카체프처럼 이슬람 신자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아부다비가 같은 이슬람권에 속한 데다 자국인 러시아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마카체프는 하빕의 동료이자 수제자다. 하빕이 은퇴를 선언한 후 마카체프를 집중적으로 조련하며 상위랭커로 만들었다. 현재 마카체프는 랭킹3위다. 마카체프는 라이트급에서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다. 22승 1패라는 전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드류 도버(3라운드 서브미션승), 티아고 모이제스(4라운드 서브미션승), 댄 후커(1라운드 서브미션승), 보비 그린(1라운드 펀치에 의한 TKO승)을 4연속으로 피니시로 끝내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올리베이라는 2018년 이후 11연승을 달리고 있다. 마카체프도 10연승으로 커리어 하이다. 두 선수 모두 그래플러로 MMA를 시작했다. 올리베이라는 주짓수 블랙벨트가 말해주듯 브라질 산 최강의 ‘주짓떼로’다. 마카체프는 중앙아시아 출신답게 레슬링에 베이스를 두고 있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타격에 무게를 두며 모두 웰라운더 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UFC 280은 그래서 명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지칠 줄 모르는 체격에 최강의 펀치와 그라운드 기술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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