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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한일정상 8월 안에는 만나야... 징용·위안부 한번에 풀려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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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13일 열린 아시아리더십콘퍼런스(ALC) ‘한일관계의 미래’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의 패널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회담 형식이나 성과 여부에 구애 받지 말고 일단 만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일 최고 지도자들이 최대한 빨리 만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같은 난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이른바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의 문제 해결을 제언한 것이다.

조선일보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022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가 열린 가운데 스기야마 신스케 전 일본 외무성 차관(전 주미일본대사, 화상연결), 이준규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왼쪽),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학 교수(가운데), 사회자 박철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한일 관계의 미래'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2022.07.13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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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 지한파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전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분명히 다른 미래가 그려질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새 정부 등장으로 현존하는 이슈들이 곧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일 정상이 최대한 빨리 만나 해법을 찾기 바란다”고 했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와세다대 교수도 “정상들이 만나서 성명만 읽는 회담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리더십 역량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 건 도박과도 같은 접근법이지만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일본 전범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가 임박한 가운데 “한일 정상이 8월 안에는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는 이날 오전 첫 한일 정상회담 시기를 묻는 질문에 “외교장관 회담이 이뤄지면 그 후에 더 높은 차원의 대화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법을 놓고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어렵다”는 현실론이 주를 이뤘다. 세션 사회를 맡은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신뢰를 구축하면서 조금씩 해결해나가는 게 바람직한 방식”이라며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려고 욕심 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준규 전 주일대사는 “문재인 정부는 존중하지 않았지만 위안부 문제는 2015년 합의 정신에 따라 해결되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을 설득하고 피해자 중심의 해결책을 모색하되 한일 관계의 미래를 위해 양보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스기야마 전 차관은 “2019년 대법원 판결은 마치 판도라 박스를 연 것과 같았고 이 때문에 일본 시민들이 실망하고 좌절했다”며 “국가 간에 체결한 합의는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한일 패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 개선 의지를 평가하며 “두 나라가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2019년 수출 규제 사태로 한일 관계가 저점일 때도 삼성, SK 같은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는 변하지 않았다”며 “양국이 미래 세대를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했다. 이 전 대사는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동맹의 범주를 확장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데 일본과 손잡으면 인도·태평양으로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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