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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첫발 당시 옆에 아무도 없던 아베... 朴 ‘소주병 테러’ 때 철통경호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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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8일 대낮에 유세 중 총에 맞아 숨졌다.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는 아베 전 총리 등 뒤 7~8m 떨어진 거리까지 가는데 그 누구의 제지도 전혀 받지 않고, 총을 두 발이나 쐈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당시 현장 경호가 미흡했다는 비판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내 네티즌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주병 테러 사건 당시 몸을 날린 경호원의 모습과 비교된다는 게시글도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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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던 도중 누군가 소주병을 던져 경호원들이 막고 있다./TV조선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11시30분쯤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 앞 거리에서 유세 연설을 시작했다. 아베 전 총리 주변에는 검은색 양복을 입은 경호원 SP(Security Police), 나라시 경찰들이 경호를 맡고 있었다. 회색 반팔티에 검은 가방을 멘 야마가미는 차도를 사이에 두고 약 15m 떨어진 보도블럭에 서 있었다.

아베 전 총리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시작한 지 2분 후, 야마가미가 7~8m까지 천천히 다가가 첫 발을 발포했다. 순간 큰 폭발음과 동시에 하얀 연기가 피어 올랐다. 야마가미는 이동하는 동안 그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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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폭발음에도 아베 전 총리쪽으로 몸을 날린 경호원은 없었다. 다들 고개를 잠깐 숙인 뒤, 뒤를 돌아 야마가미쪽을 바라봤다. 약 3초 뒤 다시 ‘펑’. 아베 전 총리는 그대로 쓰러졌고, 경호원 중 한 명이 급하게 가방 방패 펼치지 않은 상태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경호원들은 그제서야 아베 전 총리 상태를 확인했다. 다른 경호원들은 야마가미를 제압했다.

이번 사건 이후 일본 내에선, 현장 경호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NHK는 현장에서 경비 업무를 봤던 경찰관들의 경찰 조사에서 “첫 번째 총성이 울린 뒤에야 수상한 사람을 처음으로 인식했다”고 진술했다. 사전에 총을 든 야마가미를 발견하지 못하는 등 경호에 구멍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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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괴한에게 총격을 당해 쓰러져 있다. /2022.07.08 마이니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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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현 나라시 유세 경비 총책임자였던 나라현 경찰본부 오니즈카 도모아키 본부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경호, 경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경호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27년 경찰관 인생에서 가장 회한이다. 책임의 무게를 통감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발포 사이 3초 간 경호인력들이 아무런 조치를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경찰 특수급습부대(SAT) 출신인 이토 고이치 경사는 “첫 총격 이후 대응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경호를 맡은 경찰관의 가장 기본적 규칙은 문제가 생겼다고 느꼈을 때 경호 대상자의 머리를 숙이게 한 뒤 현장에서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인데 첫 총격 이후 이런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에 용산 대통령실도 경호 체계 점검에 나섰다. 경호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외곽 경호·경비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경호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경호 수준을 비교하는 게시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발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소주병 테러 사건이 그 예로 비교되고 있다.

지난 3월24일. 대구 달성군 사저로 내려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동네 주민들을 향해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린다. 힘들 때마다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군으로 돌아갈 날만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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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 24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다 한 남성이 소주병을 던지며 소란을 일으키자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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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한 남성이 다가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졌다. 소주병이 떨어지기도 전 한 여성 경호원이 두 손을 번쩍 들며 달려가 막아섰고, 다른 경호원들은 일사불란하게 박 전 대통령을 에워쌌다. 일부 경호인력은 가방 방패를 펼친 뒤 들어 올렸다.

박 전 대통령은 상황이 정리된 이후 다시 카메라 앞에 나와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네티즌들은 “아베 경호원들은 너무 허술한 거 아니냐. 방탄 가방도 못 펼쳤다”, “첫 총성이 울렸을 때 아베 감싸서 엎드리게만 했어도 죽지는 않았을 텐데”, “방심하고 있었던 건 맞는 거 같다”, “한 발 쏘고 밀착 경호 안 한 게 의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경호원들은 다시 봐도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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