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회담서 '동반자 관계' 강조
中 왕이도 동남아 5개국 순방하며 '구애 경쟁'
얼굴 맞댄 미 국무장관과 태국 외교장관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핵심 지역인 태국을 방문해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방콕에서 돈 뽀라맛위나이 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기후변화와 법 집행, 안보협력 등에서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두 나라의 동반자 관계를 21세기로 완전히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세기의 궤적을 그려내는 지역에서" 태국이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다.
뽀라맛위나이 장관은 "우리는 향후 190년의 기반 또한 구축했다"고 화답했다.
미국과 태국은 내년 수교 190주년을 맞는다. 태국은 남북전쟁(1861~1865년) 시기 에이브러햄 링컨 당시 미 대통령에게 코끼리 선물을 제안하기도 했을 정도로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미국의 동맹국이다.
블링컨 장관은 돈 뽀라맛위나이 장관에 이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도 만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은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정부를 제재하면서 불편해진 양국 관계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여기에는 미국이 태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일시 중단한 틈을 타 중국이 2017년 태국과 4억 달러(5천200억원) 규모의 잠수함 건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해 온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앞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3일부터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을 순방하고 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오른쪽) |
그는 6일에는 방콕에서 쁘라윳 총리를 만나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하면서 "중국과 태국은 한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며칠 간격을 두고 '구애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동남아 국가들이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중국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분위기를 다시 되돌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올해 5월에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 정상을 워싱턴DC로 초청해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아세안과 관계 강화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 견제를 시도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을 내세우는 중국에 비해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에 제시하는 '당근'이 여전히 빈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식의 자금 지원은 미국의 방식이 아니라면서 미국은 공공보건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교육 등의 실체적 영역에서 협력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군부 쿠데타로 유혈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 청년 대표들을 방콕에서 만나 입장을 청취하기도 했다.
그는 태국에 이어서는 일본을 찾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과 관련해 일본 국민에게 조의를 전한 뒤 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hwang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