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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아직 내가 당대표”… 권성동 “이젠 내가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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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당 이끄나’ 놓고 당내 혼란·갈등 증폭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8일 당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결정에도 “당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자기가 대표직을 대행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부의 혼란과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당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저는 그럴 생각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 규정을 보면 징계 처분권이 당대표에게 있다”며 “(징계를) 납득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우선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고 했다. 윤리위가 자신에게 내린 징계 결정을 납득할 수 없으니 당대표 권한으로 이를 보류하고 당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반면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윤리위 징계 결정을 취소·보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지금으로선 ‘특별한 사정’을 찾기가 어렵지 않나”라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불복 의사를 밝혔는데도 직무대행 체제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해석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당대표 직무대행 자격으로 비공개로 지도부 회의인 최고위를 소집했다.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으로서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며 당내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최고위원들에게 ‘당 윤리위는 국가로 이야기하면 사법부에 해당해 윤리위 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지도부가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당 안정화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모두 협조해주시기 바란다’는 의견을 말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일부 최고위원은 적극적으로 찬성했고, 나머지 최고위원들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다음 주 월요일 최고위 회의도 당대표 직무대행의 권한으로 주재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직 사수를 위해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하거나 법원에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징계를 무효화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당의 노선을 두고 갈등이 굉장히 많았다”며 “변화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누적돼 선거 이후 분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2030세대와 호남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당을 혁신하겠다는 취지에서 낸 정책과 메시지 등에 대해 반감을 가진 이들이 대선과 지방선거가 끝날 때를 기다려 공격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내가 지금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겠느냐”고 했다.

원내 지도부는 혼란 수습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의원 여러분께서는 각자의 입장이 있을 것이나 과도한 해석과 거친 표현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며 “특히 익명 인터뷰는 절대 하지 말자는 부탁도 드린다. 지금은 말 한마디가 당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며 ‘함구령’을 내렸다. 당내 초선과 재선, 중진 의원들도 오는 11일에 각각 모임을 열고 당내 혼란을 정리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에는 의원총회도 예정돼 있는데, 이 자리에서 이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공개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혼란을 수습하려면 새 리더십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징계를 결정한 윤리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선과 지선을 승리로 이끈 당대표를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징계한 건 부당하고 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윤리위가 당원과 국민이 뽑은 당권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본다. 반란군은 토벌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집권하고 나니 30대 당대표의 튀는 언행이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며 “결국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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