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정상회의 기간에 푸틴 대통령 초청도 추진
"회원국 합의 이끌어내야 서방세계 비난 피할 수 있어"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 |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올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인 캄보디아가 이달말 열리는 외교장관 회의 관련 행사에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러시아를 초청했다.
8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기간에 열리는 관련 행사에 초청했다고 이틀전 밝혔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아직까지 초청 수락 여부에 관해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베트남 방문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
캄보디아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수도 프놈펜에서 제55회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비롯해 여러 관련 행사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쁘락 소콘 장관은 올해 11월로 예정된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푸틴 초청 여부는 아세안 회원국의 합의를 거쳐 결정될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올해 11월 열리는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아세안이 러시아 지도자를 초청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G20 관련 회의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쁘락 소콘 장관은 "아세안은 비회원국 인사 초청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서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따르는 한편 신중하게 회원국들의 의견을 모은다면 가능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부담이 줄어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캄보디아의 친러 행보에 대해 미국은 직접적인 반응를 자제했다.
주캄보디아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미국은 아세안과 협력을 어느때보다 확대하고 있다"면서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국제 규정에 기반한 질서를 추구함으로써 안정과 번영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 왕립 국제관계연구소장인 낀 페어는 "푸틴을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에 초청하는 건 민감한 이슈"라면서 "의장국이 일방적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회원국들로부터 반드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합의를 이뤄야 캄보디아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내세워 서방세계의 비난을 피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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