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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인터뷰②]'K팝 현역' 선배라인 윤두준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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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준이 하이라이트로 새출발한 과정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제공|어라운드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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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 '구필수는 없다' 속 정석이 좌충우돌 우여곡절 속 성장해나간 것처럼, 2009년 그룹 비스트로 데뷔 후 어느덧 14년째 활동 중인 윤두준 역시 스스로 "성장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도 성장해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하이라이트로서 뭐 하나를 대할 때도, 디테일 하나하나를 챙겨가게 되죠. 이번 드라마를 통해 특히 더 느꼈어요. 꼭 어느 시점과 비교하는 게 아니더라도, 모든 걸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한다는 것 자체가 성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는 시기는 연습생 시절이란다. "부모님집을 나와 처음 숙소생활을 하고 내 인생을 내가 스스로 해결해야 했죠. 정석이 느꼈던 스타트업의 느낌이 얼추 비슷했을 것 같아요. 모 아니면 도인데, 지금은 리스크를 생각하지만 그 땐 전혀 리스크를 생각 안 했어요. 제가 지금 (정)동원이를 보면서 느끼는 그런 모습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고. 그 때가 그립기도 해요."

연예계란 어느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정글'과도 같은 곳. 이른바 '2.5세대 아이돌' 대표주자로 주목받으며 탄탄대로로 출발했던 윤두준의 여정도 돌이켜보면 누구 못지 않게 '산전수전'이었다.

비록 전 소속사를 떠나면서 팀의 이름을 잃었지만, 지금은 어엿한 자신들의 소속사를 설립하고 하이라이트로 새롭게 탄생한 그들이다. 일련의 시간을 떠올린 그는 "이름도 그렇고 순탄치 않았지만, 돌아와 생각해보면 (회사 설립은) 하이라이트로 앨범을 낼 수 있는 소중한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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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준이 K팝 현역 선배라인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후배들을 바라보는 심경을 밝혔다. 제공|어라운드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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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멤버 전원이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지난해 5월 '더 블로잉'으로 봄바람처럼 돌아와 존재감을 알렸고, 지난 3월 '데이드림'을 히트시키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지난 5월엔 4년 만에 대면 콘서트로 팬들을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진짜 열심히 준비했어요. 너무 오랜만이라 콘서트 이미지가 기억이 잘 안 날 정도였죠. 리허설을 하는데도 너무 공연이 재미 없는 것 같고, 티켓 가격도 너무 많이 올라서 책임감이 어마어마했던 것 같아요. 연습을 진짜, 지금까지 했던 공연 중 제일 많이 했어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안 틀리고 한 공연은 처음이었어요. 첫날은 너무 감격스러웠고, 마지막날엔 온라인 라이브도 신경쓰면서 즐겁게 했죠."

하지만 가요계는 어느덧 3세대의 시대도 지나 4세대 주인공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는 상황. 데뷔 14년차 2.5세대 대표 '현역' 아이돌인 하이라이트로서는 격세지감이 느껴질 법 하다. 특히 K팝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는 현실은, 그 시절 해외진출 첨병의 일원이던 윤두준에겐 대견하게 느껴질 만한 일이다.

"저희도 마찬가지였어요. 우리도 동방신기 형들이나, 우리보다 앞서 해외 시장을 개척해주신 선배님들의 덕을 많이 봤죠. 거기에 우리도 조금 노력했고, 그게 쌓이고 쌓여 지금처럼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윤두준은 "사실 제가 한창 활동할 땐, K팝 열풍이 일시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꾸준히 가기엔 언어가 주는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노래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글을 공부하고, 퍼포먼스를 이해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 신기하기도 하다"고 말을 이었다.

후배 아이돌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도 드러냈다. "지금 활동하는 후배들 보면 정말, 너무 잘하잖아요. 우리도 엄청 많이 배우려고 노력해요. 물론 우리와 함께 한 그룹들 그리고 우리도 미력하게나마 지금의 K팝 위상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탰겠지만, 지금 하는 분들이 훨씬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우린 아직 현역이라는 자부심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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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준이 가수이자 배우로서 오랫동안 활동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제공|KT스튜디오지니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돌의 데뷔로 K팝이라는 '파이'는 커졌지만, 그 안에서 각 그룹들은 '선의의 경쟁'으로 명명된, 실상은 '생존경쟁'의 레이스를 벌여와야 했다. 비스트로 데뷔한 이들이 하이라이트로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자리를 비우며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완전체 공백기는 이들에게 내적 갈등과 고민 그리고 궁극엔 내면이 성장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솔직히 예전엔 부러운 것도 있었어요. 우리가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할 때였죠. 우리도 활동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세대교체가 이렇게 빠른가? 부럽다, 와 우리도 더 잘 됐어야 했나 이런 생각도 많았죠. 지금은 많이 내려놓게 됐다기보다는, 이 시장(의 생리)을 받아들이게 됐고, 분명 순환되는 무언가가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금 활동하고 있는 선배님들도 그렇고, 지금 활동하는 친구들도 그렇고 서로가 서로에게 K팝 시너지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들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시장의 변화와, 뜻하지 않은 외부의 풍파를 마주했지만 윤두준과 이기광, 양요섭, 손동운 등 하이라이트 멤버들은 똘똘 뭉쳐 견뎌냈고, 지금까지도 각자의 분야에서 따로 또 같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윤두준은 "최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진 데는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후배들의 활약이 정말 엄청나다고 느끼고, 그 일원으로 느끼는 자부심도 있다"면서 "아이돌이 수명이 짧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오래오래 활동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리도 오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라이트로서 변신과 도전을 계속 하고 있는 것처럼, 배우로서도 새로운 장르, 캐릭터에 대한 도전 욕심이 크단다. 그는 "로맨틱코미디는 많이 해봤으니 기회가 된다면 장르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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