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최종 승소…학생들 “또 피해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나”
2018년 이화여대 학생들의 ‘미투’로 해임된 조형예술학부 교수가 4년 만에 재임용됐다.사진은 이화여대 캠퍼스./남용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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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지난 2018년 이화여대 학생들의 ‘미투(성폭력 고발 운동)’로 해임된 조형예술학부 교수가 4년 만에 재임용됐다.
7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A교수는 이달 초 재임용 절차를 마치고 2학기 강의 계획을 조율 중이다.
지난 2018년 3월 ‘미술대학 내 교수 성폭력 대나무숲’ 등 SNS에서 자신을 이화여대 출신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A교수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작성자는 한 전시회 뒤풀이에서 A교수의 지인으로 참석한 유명 사진작가 B씨가 자신을 추행했고 A교수는 ‘여성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이런 일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폭로가 이어지면서 지난 2018년 이화여대 성희롱심의위원회는 A교수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된다며 파면 조치를 권고했지만 학교 교원징계위는 해임 처분을 내렸다.
A교수는 2018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에 심사를 재기했으나 해임이 인정됐다. 하지만 A 교수는 대학 결정에 불복해 소청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고 지난 2월 대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대법원 확정 판결로 소청위 처분을 취소하라는 통지를 받아 관련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학생들은 A교수의 복귀가 두렵다는 입장이다. 소속 학부생들은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학교 외부는 물론 학교 내에서 버젓이 학생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고 추행당하는 학생을 보고도 웃음으로 방관하고 멸시했던 해당 교수의 복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밝힌다"며 "우리는 성 비위를 저지른 교수에게 수업을 듣기 위해 매 학기 수백만 원의 등록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재학생들은 성 비위 혐의가 있는 교수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불쾌하고 두렵다"면서 "실기실에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면 그때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교육 환경에 학생들을 내던지고 방치할건가"라고 되물었다.
석사 연구생들도 같은 날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교수의 자리에 ‘성공을 위해 문화예술계 술자리에서 허벅지쯤은 내줘도 된다’란 발언을 스스럼없이 했던 연구생을 제자가 아닌 여성으로 대하는 A교수가 돌아온다"며 "책임을 지우고 권력만 내세우는 그가 어떤 식으로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행사할지 더군다나 2018년도 당시에 이름을 남겼던 연구생들에겐 어떤 행동을 할지 우리는 너무나 두렵다"고 했다.
vividoc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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