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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징계 운명의 날, 폭풍전야 속 여론전 이어진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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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공식 일정 없이 윤리위 결과 촉각

이 대표 측 다수는 공개 발언으로 엄호

대통령실 “당내 갈등 지속은 바람직하지 않아”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7일 이준석 대표의 성비위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앞두고 폭풍전야의 분위기였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주요 당 구성원들이 일정을 비우고 사상초유의 당 대표 징계 여부가 갈리는 윤리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대표 측과 반대 세력 모두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여론전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 일정 없이 국회 밖에 머물며 윤리위에 소명할 내용을 정리했다. 방송과 SNS를 통한 발언도 없었다. 이 대표는 오후 7시 윤리위가 열릴 즈음에 국회 본청을 찾을 예정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만 참석하고 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 모든 구성원의 관심이 온통 윤리위에 쏠린 모습이었다. 의원과 당직자들은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윤리위 심의 결과와 그에 따른 당의 향배를 예측하곤 했다.

이 대표 측 인사들은 다수가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엄호했다. 이 대표로부터 증거인멸 지시를 받고 수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SNS에 “저는 증거인멸을 한 적이 없다”며 “증거인멸 사실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징계 사유가 되는지 의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장모씨에게 7억원 투자유치 각서를 쓴 것에 대해 “(사건 무마용이 아니라) 호의로 한 일이고 개인적인 일에 불과하다”며 “이 대표 일과 무관하게 작성된 것”이라고 했다.

허은아 당 수석대변인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기본적인 팩트가 없이 무언가를 결정내리는 것은 위험하지 않겠냐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해진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전당대회에서 선출한 당대표를 증거 확보 없이 징계하면 당이 아수라장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윤리위가 경찰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근식 당 통일위원장은 SNS에 “강성보수 지지층의 미움만으로 이준석을 끌어내린다면 ‘도로 한국당’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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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이준석 대표 심의를 앞둔 7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이 비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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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석열계를 비롯해 이 대표 반대 세력에선 공개 발언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전여옥 전 의원이 SNS에 “이 대표의 1년은 불장난의 1년이었다”며 윤리위가 ‘진짜 어른’으로 이 대표를 꾸짖어야 한다고 촉구한 정도였다. 다만 사적인 자리에선 이 대표 중징계 필요성을 얘기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경고나 당원권 정지 3개월 이하가 나오면 이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며 “의원들 다수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이상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비윤석열계 의원도 이날 “당초 이 대표에 우호적이었으나 지금은 당이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대표를 정리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표 징계를 둘러싼 여당 내 갈등이 빠르게 종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이 힘을 모아 민생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자 의무”라면서 “그런 점에서 당내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은 국민이 원하는 것도 아니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성접대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도 윤리위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바쁘게 움직였다. 김 대표의 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어제 이번 사건과 관련된 증거자료를 윤리위에 제출했다”며 “최근 경찰이 김 대표를 조사한 조서도 경찰에서 받으면 윤리위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덥·유설희·심진용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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