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행정관’ 누구길래
호남 野의원과 가까워 文캠프에 野서도 “이런 대담한 자가…” 놀라
필로폰 투약 일러스트/정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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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호남 출신의 민주당 의원과 가깝다고 한다. 이 인맥을 통해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 들어갔고, 청와대까지 입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처음에는 6~9급에 준하는 청와대 행정 요원으로 시작했다”며 “뉴미디어비서관실, 자영업비서관실, 정책실, 총무비서관실 등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면서 경력을 쌓았고 행정관으로 승진했다”고 했다. A씨는 마지막에 근무한 총무비서관실에서 인사를 담당했다고 한다. 청와대 출신들은 “어린 나이에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녀서 눈에 띄었다” “기업인과 연예인 인맥을 과시했다”고 A씨를 기억했다. 또 “부잣집 아들이라고 들었다”고도 했다. A씨는 행정관 재직 중이던 지난 1월 초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3월 사표를 내고 청와대를 떠났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A씨의 필로폰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다”며 “그렇게 튀는 친구가 아니었는데 의외”라고 했다.
행정관은 3~5급에 준하며 각 부처 담당자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일이 주요 업무다.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급수와 달리 행정관이 전횡을 휘두를 수 있는 위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 역할을 하다 보니 정부 부처 최고위급을 상대하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문재인 정권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겉으로 드러나 수차례 문제가 됐다. 육군참모총장을 영외로 불러내 인사 문제를 논의하거나, 합참의장을 불러 조사한 사실도 최근 밝혀졌다. 해경의 인사를 개입해 ‘해경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행정관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출직 권력인 대통령실이 별다른 검증 없이 행정관을 뽑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도 “그 중요한 행정관이 어떻게 청와대에서 일하며 마약을 할 수 있느냐”며 “복무 기강에 심각한 해이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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