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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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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선두권 42세 김형성 "그만둘까 했는데, 더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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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드CC 부산오픈 첫날 3언더파…500야드 파4홀에서 샷 이글도

연합뉴스

김형성의 드라이버 티샷.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김형성(42)은 한국프로골프(KPGA)선수권대회를를 비롯해 KPGA 코리안투어에서 3승을 올렸고, 일본에서 4차례 정상에 올랐다.

경기력뿐 아니라 잘생긴 얼굴과 예의 바른 태도로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인기가 높았다.

일본 무대에서 14년을 뛰어 한국보다는 일본에 팬이 더 많은 김형성은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던 김형성에게 특히 더 가혹했다.

김형성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2020년에는 무려 96일을 격리 생활로 허비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갈 때마다 자가 격리를 했다.

김형성은 "선수로서 제대로 된 컨디션 관리는 엄두도 못 냈다. 몸도 힘들었지만, 대회에 나갈 때마다 컨디션이 엉망이라 샷이 뜻대로 안 되면서 마음이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대회에 3번 출전했지만 두 번은 컷 탈락의 쓴맛을 봤고, 한번은 공동 40위에 그쳤다.

비거리나 아이언 샷 정확도나, 그린 플레이 등 경기력에서는 스무 살 아래 후배들과 견줘 크게 뒤질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대회에 나가면 뭔가 아귀가 맞지 않았다.

그는 "사실 국내 대회는 (일본보다) 연습 환경이 열악하다. 적응이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형성은 그런 환경을 핑계로 삼는 자신이 더 한심했다고 털어놨다.

김형성은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은 그런 여건에서도 잘하고 있고, 나 역시 그런 여건에서도 잘 해내지 않았나. 안되는 이유를 자꾸 여건 탓으로 돌리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민 끝에 김형성은 대회 출전을 그만둘 생각을 했다.

아이가 셋인 가장인 그는 서울 양재동에 골프 연습장을 내 사업자로 변신할 예정이다.

다음 달 골프 연습장 개업을 앞둔 김형성은 30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오전에 티오프한 선수 72명 가운데 4언더파 67타를 쳐 가장 많이 타수를 줄인 박성국(34)에 불과 1타 뒤졌다.

올해 들어 9번째 라운드 만에 60대 타수를 적어낸 김형성은 "그만둘까 했는데, 좀 더할 수 있겠다"며 활짝 웃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형성은 11번 홀(파4)에서 샷 이글도 뽑아냈다. 11번 홀은 원래 파5홀인데 이 대회에서는 500야드 짜리 파4홀이다.

김형성은 "드라이버 티샷이 워낙 잘 맞았다. 두 번째샷을 9번 아이언을 쳤다"면서 11번 홀 이글에 뿌듯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보기 4개가 아쉽지만 버디를 5개나 잡아냈다.

"모처럼 내 경기력에 걸맞은 스코어가 나왔다"는 김형성은 "남은 라운드도 내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덧 노장이 된 김형성은 "(다섯살 많은) 타이거 우즈의 투혼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면서 '라스트 댄스'는 한참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며 투지를 보였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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