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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0개 구단 감독·선수가 말했다…“그 타자 정말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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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개 구단 설문조사…‘최고의 타자는?’

감독 7명 “이정후 볼 선구안 탁월”…“어떤 구질도 소화”

장타력도 장착, 삼진은 1주 한번꼴…투수들, 김현수도 꼽아


한겨레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기아(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5회말 3점 홈런을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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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O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중상위권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겨레〉는 6월 중순 10개 구단 감독 및 간판 투수, 타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주제는 ‘현재 프로야구 최고 타자, 투수는 누구일까’였다. 해당 답에 대한 이유까지 들었고 이틀에 걸쳐 이를 지면에 싣는다.
2022 KBO리그 최고 타자는 누구일까. 머릿 속에 떠오르는 ‘그 선수’가 맞다. 한때는 ‘바람의 손자’, ‘이종범의 아들’로 불렸으나 지금은 오롯이 자신의 이름 석자로 리그를 주름 잡는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 중 7명이 현재 가장 맞붙기 껄끄러운 타자로 이정후를 꼽았다. 나머지 2명은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타격하고 기복이 없다”는 점에서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를 뽑았고, 1명은 “컨택 능력과 파워 때문에 중요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양의지(NC)라는 답을 내놨다.

프로 감독들은 이정후의 컨택 능력과 선구안을 칭찬한다. A구단 감독은 “이정후는 실투를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타자”라면서 “헛스윙 비율이 현저히 낮고 삼진율 또한 낮다. 말 그대로 컨택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다. “모든 구종을 다 컨택할 수 있는 타자다. 배트에 맞는 면적이 넓다보니 좋은 타격을 한다”(B구단 감독)거나 “볼과 유인구에 방망이가 안 나간다”(C구단 감독)고 말하기도 했다. D구단 감독은 “타석에 서면 던질 곳이 없다. 어떤 구속, 구질의 공이라도 모두 자기 폼으로 쳐낸다”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타격왕에 오른 이정후는 올 시즌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컨택 능력에 장타력까지 장착하면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타격 수위를 다투고 있다. 데뷔 이후 장타율(0.578)은 올해 가장 높다. 5.14경기당 1개씩 홈런(29일 현재 73경기 14개)을 쳐내면서 개인 시즌 최다 홈런(15개·2020년)도 눈 앞에 뒀다. 두자릿수 홈런을 치는데도 삼진이 적다. 평균 22.8타석당 한 번 꼴로만 삼진을 당한다. 1주일 6경기를 치르면서 한 차례 삼진을 당할까 말까 한다.

이진영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타격코치는 “처음에는 장타력은 부족한 선수였는데 지금은 신체 조건이 뒷받침되니까 장타력까지 나온다”면서 “이정후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이미 존을 형성하고 있다. 쳐야 할 공, 안 쳐야 할 공을 이미 투수가 던질 때 판단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정후는 지난겨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현재 통산 타율이 0.342에 이르는데 이는 3000타석 기준으로 현역, 은퇴 선수 중 으뜸의 기록이다. 이종범 현 엘지(LG) 트윈스 2군 감독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이호준 엘지 타격 코치는 “타격 면에서는 이정후가 이미 아버지를 넘어선 것 같다. 약점이 없는 거의 완성형 타자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이정후의 진가는 승부처에서 나오는데 득점권 타율이 0.426에 이른다.

가장 까다로운 리그 타자를 묻는 말에 10개 구단 에이스급 투수들의 의견은 조금 갈렸다. 마운드 위에서 상대 타자에 대한 압박감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정후는 가장 많은 3표를 얻었다. ㄱ 투수는 “이정후는 삼진을 정말 잡기 힘든 타자다. 타석마다 같은 볼 배합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을 수 없는 타자”라면서 “올해는 장타 능력까지 갖춰서 안타나 2루타가 아니라 더 큰 장타까지 걱정해야 한다. 선구안까지 있어서 정말 어려운 상대”라고 했다.

이정후와 함께 ‘유이’하게 복수의 표가 나온 이는 김현수(LG)였다. ㄴ투수는 “모든 공을 커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고, ㄷ투수는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도 그다음에 어떤 공을 던져야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는 이유를 댔다.

KBO리그 10개 구단 설문 응답자 명단

[SSG] 김원형 감독 김광현 한유섬 [키움] 홍원기 감독 이정후 안우진 [LG] 류지현 감독 켈리 홍창기 [KIA] 김종국 감독 양현종 나성범 [KT] 이강철 감독 고영표 조용호 [삼성] 허삼영 감독 원태인 피렐라 [두산] 김태형 감독 최원준 김재환 [롯데] 서튼 감독 박세웅 이대호 [NC] 강인권 감독대행 루친스키 손아섭 [한화] 수베로 감독 김민우 정은원(이상 30명)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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