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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졌잘싸', 최강 조코비치 혼쭐낸 권순우...윔블던 1회전 탈락에도 기립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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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노박 조코비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윔블던 1회전에서 탈락한 권순우. 비록 패했지만, 디펜딩 챔피언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세계 테니스 팬을 놀라게 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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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세계랭킹 81위)가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에 아쉽게 패해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4035만 파운드·약 642억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권순우는 2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22 윔블던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톱 시드의 조코비치에 1-3(3-6, 6-3, 3-6, 4-6)으로 졌다. 1라운드 탈락 상금은 약 8000만원이다. 조코비치는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 로저 페더러(96위·스위스)와 함께 세계 테니스 '빅3'로 불리는 수퍼 스타다. 윔블던 우승만 6차례, 메이저 대회 정상은 무려 20차례 차지했다. 나달(20회)에 이어 역대 메이저 우승 공동 2위(페더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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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악수를 나누는 조코비치(왼쪽)와 권순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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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는 자신의 대회(2021년 2회전) 최고 성적을 넘는 데 실패했지만, 레전드 조코비치를 2시간 27분 동안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명승부를 펼쳐 세계 테니스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윔블던 센터코트를 가득 메운 관중은 경기를 마치고 코트를 떠나는 권순우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조코비치가 윔블던 (조기탈락) 공포에서 살아남았다. 1라운드에서 접전 끝에 이겨 민망한 첫판 탈락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권순우에 대해 "까다로운 상대"라고 평가했다. 권순우는 조코비치와 통산 상대 전적에서 2전 2패를 기록했다. 그의 메이저 최고 성적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3라운드다.

권순우는 조코비치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경기 초반부터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에서 2차례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첫 게임 포인트를 따냈다. 여세를 몰아 이어진 조코비치의 두 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조코비치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반격에 나선 그는 순식간에 전세를 4-3으로 뒤집었다. 조코비치는 이후 내리 2게임을 더 따내며 6-3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권순우는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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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조코비치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권순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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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더 강하게 몰아쳤다. 권순우는 2-1로 앞선 상황에서 4연속 포인트를 따내며 또 한 번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조코비치에 0-40까지 몰렸으나,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듀스에서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4-1로 앞서갔다. 권순우는 5-3으로 앞선 채 맞은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는 먼저 2포인트를 내주고도 연달아 4포인트를 따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세트 스코어 1-1 원점으로 되돌렸다. 조코비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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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공격에 당황한 조코비치는 코트에 나뒹굴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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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의 기세이 밀려 고전한 조코비치.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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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를 탄 권순우는 3세트 더 공격적인 플레이로 조코비치를 괴롭혔다. 당황한 조코비치는 권순우의 샷을 받으려다 코트에 뒹구는 실책을 저질렀다. 자존심을 구긴 그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조코비치의 얼굴에선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조코비치 코치진의 표정도 굳어졌다. 반면 권순우는 몇 차례 엷은 미소를 띠었다. 둘은 6게임까지 3-3으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권순우는 승부처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그는 3-4로 뒤진 8게임에서 조코비치에게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반면 베테랑 조코비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여유를 되찾았다. 갈수록 샷이 날카로움을 더했다. 5-3으로 달아난 조코비치는 강서브를 연달아 성공하며 3세트를 6-3으로 끝냈다. 이후부턴 조코비치가 권순우를 압도했다. 4세트에서 권순우의 3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권순우는 4-5까지 추격했지만, 경기력을 회복한 조코비치를 막진 못했다. 권순우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7개의 서브 에이스를 성공했다. 조코비치는 15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위너는 31-31로 동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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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복식 경기로 다시 한 번 윔블던 코트에 나선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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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의 윔블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알랴즈 베데네(슬로베니아)와 조를 이룬 권순우는 남자 복식 1회전에서 서나시 코키나키스-닉 키리오스(이상 호주) 조와 대결한다. 힘겹게 1회전을 통과한 조코비치는 대회 7번째 우승과 2연패 그리고 21번째 메이저 우승 도전을 이어간다. 조코비치는 지난해에는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윔블던 우승을 휩쓸었으나, 올해는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라이벌 나달(4위)에게 내줬다. 조코비치는 서나시 코키나키스(82위·호주)-카밀 마이크르자크(91위·폴란드) 경기 승자와 2회전을 치른다.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은 1877년 처음 열린 유서 깊은 대회다. 4대 메이저 대회(프랑스오픈·호주오픈·윔블던·US오픈) 중 유일하게 잔디 코트에서 열린다. 다른 대회와 달리,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흰색 복장을 착용하는 전통으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에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돼 세계 1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가 나오지 못했다. 1968년 프로 테니스 출범 후 윔블던 최다 우승 기록(8회) 보유자인 ‘테니스 황제’ 페더러도 부상으로 빠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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