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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가이' 나성범, 대학시절로 돌아가도 "MLB 선택 안할 것"[SS 창간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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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성범이 스포츠서울 창간 37주년을 축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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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이립(而立)은 기성세대로 전환하는 시점이었다. 굳이 대과거를 쓴 이유는 21세기 들어 기준이 변했기 때문이다. 30대는 여전히 청춘이다. 꿈을 좇고 관록을 쌓는, 진정한 의미의 전성기다. 6년 15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대박을 터트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나성범(33·KIA)도 그렇다. 선수로, 가장으로 전성기에 접어든 나성범의 꿈과 이상을 스포츠서울 창간 37주년 특집 인터뷰에서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

“꾸준히 열심히, 최선을 다한 선수. 수치보다는 성실함에 더 큰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는 게 목표이거든요.”

나성범은 기러기 아빠다. 대단히 먼 거리는 아니지만, 직업 특성상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다. 지난해 12월 KIA로 이적을 결정한 뒤 홀로 짐을 챙겼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인근에서 홀로 지내는 나성범은 “더이상 아내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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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성범은 공수주 삼박자를 모두 갖춘데다 선굵은 외모와 근육질 체형으로 ‘짐승남’ 이미지가 강하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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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남 이미지, 알고보니 ‘스위트 가이’
프로 입단 후 세 살 연하인 아내 박은비 씨를 만나 사랑을 키웠다. 2014년 아들 정재 군이 태어났고, 이듬해 연말 결혼식을 올렸다. 2017년 태어난 딸 하늬까지 네 식구다. 일찍 결혼해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이뤘지만, 아내의 희생이 컸다. 나성범은 “프로야구 선수라는 직업 특성상 아내가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 냉정히보면, 지금은 선수로 이룰 수 있는 건 거의 이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아내의 꿈을 지지하는 게 내 일”이라고 말했다.

박은비 씨는 현재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게 나성범의 전언이다. 그는 “KIA로 이적을 결정했을 때 공부 중인 아내에게 또 희생하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족 얘기를 하는 나성범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는 “가족은 (생각만해도) 늘 좋다. 창원이나 부산 원정을 가면 (구단 배려로) 집에서 출퇴근하기도 한다.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더 애틋한 것도 있지만, 나는 원래 가족 바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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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성범(오른쪽)이 지난 5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어린이 팬과 사진을 찍고 있다. 알고보니 야구와 가족 밖에 모르는 ‘스위트 가이’다. 사진제공 |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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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정재 군은 야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라 주말반에서 맛보기 중이다. 그는 “도구 사달라고 조른다”면서도 싫지 않은 눈치다. 아들이 야구선수가 되겠다면, 말리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나 아내는 의견이 다른 모양. 나성범은 “2019년에 무릎을 크게 다쳤다. 아내는 그 트라우마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봐서인지, 아들이 야구하는 것을 썩 내켜하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부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직업이다보니 아들이 다치는 것을 더 크게 걱정한다. 그래서 선뜻 ‘야구를 시키겠다’고 말을 못하겠다.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시절로 돌아가도 ML선택 안할 것
야구를 시작한 아이를 옆에서 돌보지 못하는 점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래도 정재 군은 ‘프로야구 스타’인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는 눈치다. 그는 “그래서 책임감이 더 생긴다.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아들이 아빠를 존경하려면, 현재 생활에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꾸준히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는 것이 선수 나성범의 최대 목표다. 개인 성적이 빼어나면 더 좋겠지만, 바르고 성실한 선수로 기억되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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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성범은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가도 메이저리그행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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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얘기에 눈을 반짝이는 나성범에게 ‘대학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투수로 더 높은 평가를 받던 연세대 2학년 때 뉴욕 양키스에서 계약금만 200만달러를 제안했다. 고민 끝에 KBO리그 잔류를 선택했고, NC에 입단해 야수로 뿌리를 내렸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나성범은 “지금이 좋다”고 잘라 말했다. 큰돈을 벌었고, 국가대표 외야수이자 중심타자로 성장해서가 아니다. 그는 “겪고 나니, 다른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MLB로 떠났다면, 아내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 아내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이들도 없다. 그건 싫다”고 말했다. 진짜 ‘가족 바보’라는 것을 인증한 셈이다.
zzang@sportsseoul.com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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