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대표 이어 미얀마독립조사기구 수장도 '압박'…군정은 "법대로"
사형 선고를 받은 초 민 유(왼쪽)와 표 제야 또(오른쪽)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의 민주진영 인사 사형 방침을 놓고 국제사회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니컬러스 쿰지언 유엔 미얀마독립조사기구(IIMM)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군정이 정치적 반대자들을 사형에 처할 경우, 이는 전쟁 범죄 또는 반인도적 범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얀마 군정은 민주진영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표 제야 또(41) 전 의원과 시민 활동가 초 민 유(53)에 대해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선고된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표 제야 또와 초 민 유는 각각 지난해 11월과 10월에 각각 체포된 뒤 올해 1월 반테러법위반 혐의가 인정돼 사형이 선고됐다.
이중 '지미'라는 별칭을 지닌 초 민 유는 지난 1988년 민 코 나잉과 함께 반독재 민주화 시위를 이끈 이른바 '88세대' 핵심 인물로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반군부 활동을 주도해왔다.
쿰지언 IIMM 위원장은 자신이 이번 사건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정보는 이들의 근본적인 권리가 재판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침해됐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IMM은 지난 2018년 9월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구성된 독립 기구로, 미얀마에서 벌어진 국제법 위반 범죄 관련 증거를 수집·분석한다.
그는 "공정한 재판의 기본 요건들을 충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형 선고나 일정 기간 구금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반인도적 범죄 또는 전쟁 범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쿰지언 위원장은 이번 경우는 공개적인 재판 과정도 없고, 판결 내용도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판의 불공정성을 재차 언급했다.
앞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도 지난 14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미얀마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할 경우, 이는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사형 집행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의장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서한을 보내 사형집행 방침 재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정은 법에 따른 절차라며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뒤 이에 반발해 저항운동을 벌여온 활동가들과 정치인들을 대거 체포해 기소했다.
이 중 113명에게 반테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사형을 선고했으나 아직 집행한 적은 없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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