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완화됐던 규제가 다음달부터 정상화 수순을 밟아서다.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분기말 기준 LCR은 △KB국민 94.12% △신한 93.32% △하나 92.98% △우리 93.16%로 집계됐다. 지난해말보다 3.21~5.43%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LCR 100% 넘기도록 규제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4월부터 한시적으로 85%로 완화했다. 은행의 현금보유 부담을 줄여 적극적인 대출을 유도하기 하기 위해서다. 일부 은행은 지난해 86%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LCR 상향 방법 중 하나로 은행채 발행을 꼽는다. 은행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고유동성자산을 늘리는 방식이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줄면서 고유동성자산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기업대출 증가로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금리 상승 등으로 채권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 창구를 두드리고 있다.
은행채 순발행은 4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달 3조800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금리는 오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넘어선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부추긴 것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규제가 조정되고, 올해말 기준인 92.5%를 이미 넘기고 있어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금리 상승으로 예·적금이 늘면서 고유동성 자산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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