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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세계 속 한류

“전세계 1억 한류팬, 이제 한국서 놀게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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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석 공연 전문 아레나 짓는 ‘CJ 라이브시티’ 신형관 대표

음악 PD 출신 첫 기업 CEO

프리츠커상 받은 포스터 설계

일산에 2024년 돔형 공연장 개장

88층 전망대·호텔·테마파크 등

K 콘텐츠 경험형 복합 단지로

“이제는 K하드웨어 기대하라”

조선일보

신형관 CJ라이브시티 대표가 영국 건축설계회사 포스터앤드파트너스가 디자인한 라이브시티 3D 조감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신 대표는 전 세계 한류팬과 교감하는 ‘팬터테인먼트(fan+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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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팝·K드라마 스타들이 해외에 뜨기만 하면 도시 전체가 들썩입니다. 전 세계 1억 한류 팬, 이젠 한국에서 제대로 놀게 해야죠. K콘텐츠만으로도 듣고, 보고, 맛보고, 즐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오는 2024년부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2만6400㎡ (약 10만평) 부지에 선보이는 K콘텐츠 복합단지 ‘CJ 라이브시티’ 신형관 대표는 곳곳이 삐죽삐죽 솟아오른 흰색 사각 판을 양손에 얹어 보였다. 아이들 장난감처럼 보이는 그것을 향해 그는 “꿈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건축그룹 포스터앤드파트너스(F+P)가 디자인한 라이브시티의 조감도(건축 모형)였다. F+P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노먼 포스터가 이끄는 건축그룹. 애플 신사옥 등을 건설한 하이테크 건축의 대가다. 그들이 디자인·설계한 공간이 2년 뒤 실내 2만석 실외 4만석으로 연계된 총 6만석 규모의 아레나(대규모 공연시설)로 탄생한다. 이를 필두로 호텔과 레지던스, 전망대 등을 갖춘 88층 초고층 빌딩을 비롯한 각종 숙박시설, 먹을거리, 놀 거리 등을 계속 선보인다.

쉽게 말해 전문 공연장 주변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복합 리조트 단지가 조성된다는 의미. 한국 인기 드라마와 예능 IP(지적재산권)를 사용한 놀이·체험 공간(어트랙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024년 아레나와 함께 K-팝 플라자, Mnet 타운 등 음악 관련 팬 체험 시설이 들어서고, 이듬해 시어터 타운 등 영화·드라마 체험 시설을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다. CJ라이브시티 측은 오픈 첫해 연간 2000만 명 정도 팬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인들을 놀래킨 K콘텐츠가 자고 일어나면 생겨납니다. 예를 들면 K팝 공연을 즐기고 나서, 그 옆의 ‘오징어게임’ 타운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고, 그 옆 공간 ‘기생충’ 코너에선 반지하 화장실 체험을 하는 거죠. 또 출출하면 대표적인 K푸드인 만두, 치킨, 비빔밥 등을 먹고 쉬는 겁니다. 거기에 K뷰티 제품으로 화려하게 변신까지 하면!”

세계 1위 아레나 전문 기업이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회사인 미국 AEG는 협업 형태로 라이브시티와 손을 잡았다가, 최근 아예 전격 투자를 결정했다. K콘텐츠의 매력과 가치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신형관 대표는 PD 출신. 1994년 케이블채널 동아TV 1기 PD로 입사한 뒤 1997년 CJ그룹으로 입사해 음악 전문 채널 PD로 일했다. “20년 전 결혼한 아내보다 가수 신승훈과 (공연 연출 위해) 크리스마스를 더 많이 보냈다”고 말하는 그는 20년 넘게 국내외 현장을 오가며 한류의 확장을 몸으로 느꼈다고 했다. 2010년부터 글로벌 K팝 시상식을 내건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와 2012년 출범한 한류축제 ‘KCON’(케이콘) 등을 총괄했다. PD 출신 첫 기업 CEO이기도 하다.

서울 상암동 그의 사무실엔 300개가 넘는 공연장 AD 카드(accreditation card·인증 카드로 일종의 ‘출입증’)가 훈장처럼 놓여 있다. “2000년대 중반 미국 LA에서 한류 공연을 열었을 때였어요. 현지 담당자들이 할리우드 노조 규정을 들먹이면서 공연 시작도 전에 퇴근해야 된다, 밥 먹기 한 시간 전부터는 마이크를 꺼야 한다면서 노래도 못하게 하고... 나중에 K팝이 터지고 나니 그렇게 엄격했던 사람들이 밤새서 공연해도 좋으니 더 하라고 부추기더라고요. 하하.”

AD 카드 개수가 늘면 늘수록 전용 공연장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졌다. 대규모 관중을 위해 공연할 곳이 국내엔 야구장 등 체육관 시설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금 최정상에 오른 BTS도 누가 보든 보지 않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연습하고 노래하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무대 위에서 ‘노는’ 것에도 초격차(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차이) DNA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음향이나 무대 장치가 받쳐주지 않으면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소프트웨어가 최고이니, 이젠 최고의 하드웨어를 전 세계에 보여줄 때가 왔습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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