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1300여 명의 나체 영상을 녹화해 유포한 이른바 '제2의 n번방' 피의자 김영준(29·남)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범행을 이어온 김씨는 남성 1300여 명으로부터 2만7000여 개의 영상을 불법 촬영해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에는 아동·청소년 39명도 포함됐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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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행세를 하며 남성 아동·청소년들에게 접근, 성착취물을 만들어 판 김영준(30)의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6일 뉴스1에 따르면 김영준 측 변호인과 검찰은 지난달 27일 항소심 선고 이후 상고기한(판결선고일로부터 7일) 내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상태인 김영준의 경우 상고장을 구치소에 제출할 수도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영준은 △징역 10년과 △10년간의 아동·청소년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5년간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김영준은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여성인 척 영상통화를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남성 아동·청소년 피해자 79명의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았다.
김영준은 랜덤 소개팅 앱 등에 여성 사진을 프로필로 올려 남성을 유인한 뒤 얼굴과 몸이 보고 싶다며 영상통화를 권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미리 확보해 둔 여성 음란 영상을 송출하고 음성 변조 프로그램을 이용해 상대 남성을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김영준은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남성 아동·성착취물 8개와 성인 불법촬영물 1839개를 판매한 혐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1576개와 성인 불법 촬영물 5476개를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영상통화를 하던 남성 피해자를 협박해 강제추행하거나 강제추행 미수에 그친 혐의도 적용됐다.
김영준 사건은 '박사방' 일당으로 촉발된 'n번방' 사건과 유사한 구조를 띠어 '제2의 n번방' '남자 n번방'으로 불리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앞서 지난 1월 1심은 "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아, 타인의 착취행위를 방어하기 어려운 불특정 다수의 아동·청소년을 성욕구 해소 대상으로 삼고 촬영물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무겁다"며 김영준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4-3부(부장판사 김복형 배기열 오영준)는 지난달 27일 "피고인은 일부 범죄에 피해자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피해회복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1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영준은 강제추행과 강제추행 미수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으나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해당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무려 10년간 범행을 계속했고 음성변조 프로그램과 다른 여성의 영상을 이용해 치밀하게 범행했다"며 "아동·청소년 피해자만 70여명에 이르며 일부 피해자를 상대로 동영상 등을 피해자 지인들에게 유포한다고 협박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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