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오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성유진 |
(인천=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마지막 날 무너지지 않고 우승을 해 정말 기뻐요"
5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오픈에서 데뷔 4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성유진(22)은 대회 마지막 날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준우승을 머문 경험이 두 차례나 있다.
2019년 KLPGA 정규 투어 데뷔한 성유진은 2020년 7월 맥콜·용평리조트 오픈과 지난해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마지막 라운드에서 선두 추격에 실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생에 첫 우승을 나흘 내내 1위를 유지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달성했다.
성유진은 "남들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우승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우승할 수 있었다"며 "최대한 실수를 줄이자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실수가 줄어드니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한 번에 잘 잡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3라운드를 단독 선두(13언더파 203타)로 마친 성유진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초반부터 이글을 기록하며 우승 문턱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성유진은 이날 2번 홀(파)에서 약 15m 칩인 이글을 성공시켜 2위권을 5타 차를 따돌리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성유진은 "그 상황에서 끊어갈지 3번 우드로 공격적으로 할지 고민을 했다"면서 "공격적으로 하자는 캐디의 조언에 따라 오른쪽 공간을 보고 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2번 홀 이글 후 곧바로 5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성유진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성유진은 "큰 실수가 나와서 당황했지만 2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했기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최대한 그 홀의 감정은 그 홀에 남겨두고 다음 홀을 시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우승 확정 후 환호하는 성유진 |
2번 홀과 5번 홀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성유진이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준 캐디 덕분이었다.
성유진은 "캐디가 옆에서 계속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 큰 역할을 해줬다. 저의 부족한 점을 잘 알고 계신다"며 "선수들은 코스에서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인데 캐디가 넓은 관점으로 조언을 해준다. 클럽 선택에 있어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조언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소개를 받아 올해부터 함께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며 "골프를 하면서 남을 믿어 본 적이 없는데 진작에 캐디의 도움을 받아 골프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대회 상금 일부를 주니어 선수들을 지원하는데 기부하고 있는 성유진은 이번 대회 상금의 일부도 주니어 선수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성유진은 "프로 데뷔 후에는 크게 힘든 적이 없었다. 오히려 주니어 때 더 많이 힘들었다. 미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얼마나 잘 쳐야 프로가 될 수 있는지 불확실했다"면서 "이런 주니어 선수들에게 지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잘 알기 때문에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성유진에게 데뷔 4년 만에 이룬 우승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성유진은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우승하겠다고 했는데 많이 늦어져서 죄송하다"며 "목표는 다음 대회 우승"이라고 약속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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