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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양승태와 '사법농단'

법관회의 인사분과위원장에 ‘反김명수’ 이영훈 판사 선출 [서초동 2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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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끝에 ‘親김명수’ 판사 눌러… 주로 진보성향 판사가 맡던 자리

최근 전국법관대표회의 인사분과위원회 위원장에 김명수 대법원장의 인사(人事)를 비판했던 부장판사가 선출돼 법원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국 법원들의 판사 대표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018년 상설기구로 출범한 이후,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주도해 왔다. 이 때문에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전위대’라고 불린 적도 있다. 특히 법관대표회의 내에서도 사법행정의 핵심에 속하는 ‘인사 제도’를 다루는 인사분과위원장은 ‘진보 성향’ 판사들이 주로 맡아 왔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전임자의 임기 종료로 새 인사분과위원장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 자리에 이영훈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와 남인수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등 두 명이 자원했다고 한다. 서로 양보하지 않아 투표로 갔는데 분과위원장을 투표로 선출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성향이 정반대라 투표 결과에 법원 내 관심이 집중됐다.

이영훈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 법원 내 요직을 거쳤다. 지난 4월 열린 법관대표회의에서는 “특정 인사가 인사 관행을 어기고 주요 보직에 장기간 근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의 ‘코드 인사’에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반면, 남인수 부장판사는 법관대표회의 출범 때부터 회의에 적극 참여하며 ‘김명수표 사법 개혁’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불만을 가진 판사 명단을 따로 관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그는 법원 내부 조사를 거치기도 전에 “검찰의 직접 수사”를 주장했고, 각급 법원장 등을 판사들이 투표해 뽑자는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리기도 했다.

투표 결과, 이 부장판사가 더 많은 표를 얻어 인사분과위원장에 선출됐다. 일각에선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 대한 판사들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작년 4월 김 대법원장 측과 가깝지 않은 함석천 대전지법 부장판사가 법관대표회의 의장으로 선출된 것도 ‘반(反)김명수’ 기류의 표출”이란 말도 나왔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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