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 공동성명…"잔학행위 미화에 악용 소지"
2021년 3월, 미얀마 군부의 공세로 피란길에 나선 카렌족이 태국으로 대피하기 위해 태국 국경 모에이 강둑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라와디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유엔 등의 구호물자 지원과 관련해 쿠데타 군부의 개입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린 헤이저 유엔 미얀마 특사의 미얀마 현지 방문을 앞두고 아세안과 유엔 등이 구호물자 지원을 위해 쿠데타 군부와 협의하는 상황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2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NUG와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전날 공동 성명에서 쿠데타 군부가 구호물자를 이용할 것이라며 군부의 개입을 경계했다.
성명은 구호물자가 미얀마군의 집중 공세 와중에서 도움이 필요한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되기는커녕 주변지역의 군 전초기지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배제된 가운데 미얀마 군부 국가행정평의회(SAC)와 산하 미얀마 적십자회 등이 구호물자 전달과정의 전면에 나서기로 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며 이들을 통해 구호 활동이 이뤄진다면 인도주의적 원칙을 따르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NUG 등은 그러면서 유엔과 아세안, ICRC에 구호물자를 군부를 거치지 않고 국경을 통해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동성명은 이를 위해 유엔과 ICRC가 아세안 및 인도와 태국 등 미얀마 인접국들과 직접 협상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특히 군부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시범적으로 2곳을 우선 지원할 것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군부가 구호물자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자신들의 잔학 범죄를 미화시키려고 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
아울러 아세안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5대 합의 이행이라는 관점 대신에 인도주의적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소수민족 무장단체 카렌민족연합(KNU)의 한 간부는 "SAC와 무장세력, 그리고 미얀마 피란민을 수용한 주변국들 간에 정치성을 배제한 인도주의적인 긴급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당사자간 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도주의 차원의 휴전이 성립되지 않으면 한 달에 400건 이상의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곳에서 구호물자 지원활동이 이뤄질 수 없다"고 역설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지난 15개월 동안 반체제 민주 세력에 대한 유혈 탄압을 자행해 1천 900명에 가까운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340@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