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 앞두고 대처 미흡 지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리 후 환호하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2023년 럭비 월드컵,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프랑스가 대형 스포츠 행사를 소화할 역량이 있는지를 두고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파리 외곽 생드니에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진행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빚어진 소동을 둘러싸고 잡음이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리버풀(잉글랜드)이 맞붙은 경기는 30분 넘게 지연됐고, 일부 팬들은 제때 입장하지 못해 경기 전반전을 놓치기도 했다.
프랑스 당국은 영국 팬들 사이에서 가짜 입장권이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했지만, 경찰이 가짜 입장권의 존재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31일(현지시간) 나왔다.
AFP 통신이 확인한 정보당국 문서에는 영국 축구 팬 5만명이 입장권 없이 파리에 갈 예정이며, 일부는 가짜 입장권으로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정보당국이 지난달 25일 작성해 경찰에 배포한 이 문서에는 UEFA 직원, 환경미화원, 의료진 등의 복장을 하고 경기장에 몰래 들어갈 수 있다는 구체적인 수법까지 소개했다.
이 문서는 아울러 "영국 팬 수백 명이 개찰구와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경찰 등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주문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전날 긴급 대책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의 원인을 가짜 입장권을 대거 사용한 리버풀 팬들에게서 찾았다.
동시에 전자 티켓을 배부한 레알 마드리드와 달리 리버풀이 종이 티켓을 제공하면서 가짜 입장권으로 사기를 칠 여지를 줬다고 구단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은 리버풀 팬들의 행실을 비판하며 리버풀 구단이 파리로 넘어온 팬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호건 리버풀 FC 최고경영자(CEO)는 프랑스 당국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수치스러운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톰 베르너 리버풀 회장은 우데아 카스테라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무책임하고, 프로답지 못하며, 완전히 무례했다"고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프랑스 내무부와 스포츠부는 결승전 입장권이 없거나, 가짜 입장권을 들고 경기장을 찾아온 리버풀 팬들은 3만∼4만명에 달한다고 파악했다.
UEFA와 프랑스축구연맹(FFF)은 이번 결승전에서 사용된 가짜 입장권은 2천800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에 공식적으로 할당된 입장권은 각각 2만2천여 장이었으며, 프랑스 당국은 가짜 입장권 유포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1 대 0으로 승리한 결승전을 앞두고 일부 리버풀 팬들은 입장권 없이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담을 넘다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경찰은 대중을 향해 최루가스와 페퍼 스프레이를 분사했고, 여기에는 어린이들도 포함돼 과잉 대응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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