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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은 마흔이 되어 만난 '대상' 이후 첫 작품, MBC 토일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극본 하윤아, 연출 이형민 정상희)에 출연 중이다. 약 한 달 전 모든 촬영을 마쳤다는 박해진은 스포티비와 만나 "이젠 어머니, 조카와 '철저한 시청자 마인드'로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싱긋 웃었다.
2019년 '꼰대인턴'으로 MBC 연기대상 대상을 거머쥔 지 약 2년 만에 다시 MBC로 돌아온 박해진은 "2년이란 시간 동안 고르고 골라 이 작품을 한 것은 아니다. 어쩌다 보니 시간이 흘렀고, 다른 작품을 할 수도 있었다"고 차분히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부터, 쇼타임'은 새로운 대본이었다. 예능인가 드라마인가, 구성이 특이했고 이런 대본도 해보고 싶었다. 기본적으로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새로운 도전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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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굳이 내세우자면 처음 내세운 건 코미디"라면서도 "들어다보면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차차웅의 성장드라마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해진이 연기한 차차웅은 무당 가문에서 태어나, 늘 신통력으로 주위를 도우면서도 결국 손가락질 받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상처받고 마음을 닫아 건 인물. 본인 또한 물려받은 신통력을 십분 발휘, 귀신을 부려 화려한 마술을 펼치는 인기스타가 됐지만 아직 시도때도 없이 독설을 날리는 자기중심적 면모를 보인다. 그랬던 그는 고슬해란 운명의 인연을 만나고 여러 사건을 겪으며 조금씩 달라져간다.
박해진은 차차웅을 두고 "할아버지에게는 무당이라고 욕한 사람들에게 '봐라, 나는 마술을 하고 사랑을 받고 돈도 번다'며, 이렇게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다"며 "지금은 사람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금씩 사람들과 친숙해지는 과정에서 "하찮은 모습이 드러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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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캐릭터인 만큼 마술 연습에도 촬영 전부터 힘을 쏟았다. 스타 마술사 이은결이 그의 선생님. 박해진은 "칭찬을 많이 하시는 선생님이었다. 일단 잘한다고 하고, 조금만 더 하면 더 잘하겠다고 많이 말씀하셨다"고 웃음지었다.
"이은결님을 만나고 마술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저는 마술을 명절 TV에서 본 세대잖아요. 유리갤러, 데이비드 커퍼필드를 보고 자랐어요. 트릭이고 속임수고 쉽게 접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그 트릭도 하나하나 노력과 열정으로 닦은 스킬로 완성되더라고요. 하루아침에 따라하는 건 무리였지만, 동전마술 반지마술 등은 직접 배워서 했어요. 연습을 많이 했어요. 꽤 그럴싸합니다.(웃음)"
마술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초반에 몰아 찍은 사극 분량을 소화할 때는 사극의 고충을 제대로 겪었다. 박해진은 "사극 찍는 분들 너무 대단하다 생각했다"며 "가발도 안에 망을 쓰고 핀으로 고정도 하는데, 장시간 핀이 누르고 있으니까 원형탈모가 오더라. 두통도 오고, 머리가 자꾸 닿으니 피부도 뒤집어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판타지 퓨전 성격 작품이라 사극이지만 사극이 아닌 그 중간의 말투를 찾는 것도 숙제였다.
와이어 액션을 이용한 첫회 마술 장면에선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탈출 마술을 하는 차차웅이 물 위로 튀어오르는 순간을 위해 사방에서 와이어를 걸고 그를 끌어올리는 장면. 그는 그만 몸이 뒤로 쏠려 철제 수조 케이스에 등과 어깨를 부딪치고 말았다. 충격과 아픔이 밀려온 순간에도 박해진은 일단 피가 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크게 피가 흐르지 않아 촬영을 할 수 있다는 데 안도했다. 응급처치만 하고 일단 촬영을 마무리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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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를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치워놓는 것은 박해진이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방에는 자신의 사진 한장 걸어놓지 않는단다. 그는 "내가 오롯이 쉬는 나만의 공간에 들어왔는데, 밖에서 대중이 아는 박해진을 가져오고 싶지 않더라"며 "트로피도 꺼내 두면 오며 가며 부담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어머니, 조카들과 함께 사는 만큼 더 조심스러워 내내 "집에만 있었다"는 박해진은 "잃어버린 2년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다만 같이 살아도 함께할 시간이 없던 9살 12살 조카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함께 하며 소중한 시간을 즐겼다. 베이킹을 시작한 것도 조카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이젠 기본적 쿠키는 물론, 마들렌, 롤케익, 티라미스까지 구워내는 정도가 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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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은 결혼에 대한 생각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이제 누군가를 만나면 곧 결혼 전제인가? 하게 되는 나이가 됐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 만나는 게 힘든 건 사실"이라며 "'짝을 찾아야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급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5년 주기로 다짐한다. 45살은 넘기지 말아야지 한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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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저에게 '애틋한 첫사랑' 같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힘들긴 했지만 하는 내내 설레고 재밌었고, '오늘은 얼마나 웃고 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늘 했어요. 특히 배우들과 합을 맞추며 나오는 시너지를 느꼈어요. 많은 설렘으로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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