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탈레반, 아프간 女 앵커 방송 출연시 얼굴 가리도록 지시
男 앵커들, 항의하는 뜻으로 마스크 착용한 채 뉴스 진행
"아프간서 女으로 사는 것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깨달아"
男 앵커들, 항의하는 뜻으로 마스크 착용한 채 뉴스 진행
"아프간서 女으로 사는 것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깨달아"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 앵커 하테레 아마디아(왼쪽)가 얼굴을 가린 채 톨로 뉴스 스튜디오에서 뉴스를 읽고 있다.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통치자들은 방송 중에 모든 여성 TV 뉴스 앵커에게 얼굴을 가릴 것을 요구하는 명령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인권 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강경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에 남성 앵커들이 항의의 뜻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뉴스를 진행했다. (사진=AP, 트위터 갈무리) 2022.0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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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지난 19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여성 TV 출연자들은 모두 얼굴을 가리라는 지시를 내리자, 22일부터 대부분의 여성 앵커들은 얼굴을 가린 채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자 남성 앵커들이 당국의 조치에 항의하는 뜻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뉴스를 진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여성의 얼굴을 가리라는 탄압에 대한 저항으로 소셜미디어(SNS)에서 시작된 '#FreeHerFace' 캠페인에 아프가니스탄의 유명 남성 앵커들도 얼굴을 가리고 뉴스를 진행하면서 캠페인에 동참했다.
톨로 뉴스의 남성 앵커들은 자신들의 여성 동료들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자 그들을 따라 마스크를 쓰고 뉴스를 진행했다.
카불 1TV 뉴스 앵커인 레마 스페살리(27)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 조직원 두 명이 회사 사무실을 찾아와 여성 앵커들에 대한 마스크 의무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사무회의를 열었고 탈레반의 지시를 받아들여야만 했다"면서 "남성 동료들도 여성 동료들 편에 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TV 채널의 남성 앵커 A(29)씨는 탈레반의 지시가 사무실에 전달된 날 여성 동료들은 매우 의기소침해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나과 다른 남성 동료들도 지난 이틀 동안 마스크를 쓰고 출근했다"며 "마스크를 쓴 채로 뉴스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짜증나고 누가 몸을 움켜쥔 것 마냥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한 탈레반이 그들의 결정을 철회할 때까지 동료들과 함께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TV 여성 앵커와 남성 앵커 등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톨로 뉴스 스튜디오에 모여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통치자들은 방송 중에 모든 여성 TV 뉴스 앵커들이 얼굴을 가릴 것을 요구하는 명령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인권 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강경한 조치의 일환이다. (사진=와히드 하이다리 트위터 갈무리)2022.0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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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남성 앵커는 "지난 이틀 동안 마스크를 쓰고 뉴스를 진행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나라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가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TV에 나오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며 자신도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미드 카르자이 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여성 진행자들에게 탈레반의 명령을 무시하고 마스크를 쓰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의 새로운 명령에 따르면, 아프간 여성이 얼굴을 가리라는 명령에 불복종하다가 처음 걸리는 경우 탈레반은 그에게 권고를 할 것이다. 두 번 걸리면 그를 소환하고, 세 번 걸리는 경우엔 3일간 구금된다.
그리고 네 번 걸렸을 땐 여성의 보호자는 법정에 끌려가 그에 맞는 처벌을 받게 된다.
지난해 8월 탈레반 재집권 이후 첫 몇 달 동안 여성 앵커들에게 히잡을 의무적으로 착용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모든 여성들이 이에 따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같은 해 9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 있던 700명의 여성 언론인 중 현재는 100명도 채 남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tars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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