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금)

이슈 청와대와 주요이슈

20년 靑요리사 “朴 스타킹에 구멍, 마음 아팠다…기억에 남는 분은 盧”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분은 盧”

1998~2018년 청와대 요리사로 근무하며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총 다섯 대통령 내외의 식사를 담당한 천상현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으로 청와대를 떠났던 순간에 대해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조선일보

(아래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전 요리사 천상현씨/유튜브 '뉴스1TV'


천씨는 25일 공개된 유튜브 ‘뉴스1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질문을 받고 “저한테는 다 똑같은 제가 모셨던 대통령이다. 하지만 제가 인간적으로 조금 더 기억에 남는 분은 노 전 대통령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라며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천씨는 “대통령이라는 자리, 권력이라는 자리를 스스로 많이(내려놨다). 그걸 나중에 우리 국민들이 알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주방에도 막 들어왔다. 대통령이 주방에 들어오기 쉽지 않다”고 했다.

퇴임하고 천씨에게 연락한 영부인도 있었다. 천씨는 “대통령님들은 없는데, 영부인 두 분은 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님은 노 전 대통령 돌아가시고 10주기 때 ‘청와대 사람들 보고 싶다’고 하셨다. 우리 주방 사람들, 청소하시는 분들, 조경하시는 분들 봉하로 초대해 손수 밥을 해주셨다. 3년 전이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님은 저희 가게에 한 번 오셨다. 또 새롭더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마지막 순간도 떠올렸다.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사흘째인 2017년 3월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났다.

천씨는 “박 전 대통령님 나가실 때, 저희들을 부르시더라. 저녁 6시에 나가시는데 주방 사람들이 다 고개 숙이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여러분들, 진실은 밝혀질 것이며, 4년 동안 음식 너무 고맙게 먹었다. 감사하다’고 하셨다. 제가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엄지 발가락 스타킹에 구멍이 나 있더라. 너무 마음이 안 좋았다. 지금도 그게 뇌리에 박혀 있다. 저희들은 정치적인 건 모른다. 탄핵을 맞으셨든 안 맞으셨든. 그래도 다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들 아니냐. 저희한테는 진짜 소중하시고 제가 음식을 해줬던 주군인 거다”라고 말했다.

[김소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