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에서 5·18 최초 사망자 고 김경철 씨의 어머니 임근단 씨가 당시 계엄군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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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진압 작전에 참가했던 계엄군 3명이 5·18 희생자 유족과 피해자 가족을 만나 사죄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들을 끌어안으며 눈물로 용서의 뜻을 밝혔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에 따르면, 지난 19~20일 이틀간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 9층에서 열린 ‘오월어머니-트라우마 사진전’ 전시장에서 5·18 당시 계엄군 3명이 5·18 희생자 유가족과 피해자 가족 등 10명과 만났다.
이번 만남은 조사위가 당시 계엄군들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만나 사죄하고 싶다’는 일부 계엄군의 요청을 받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제안해 성사됐다.
이번 만남에는 당시 제3공수여단 김 모 중사와 박 모 중대장(19일), 제11공수여단 최모 일병(20일)이 참여했다. 피해자 쪽에서는 5·18 첫 사망자 고(故) 김경철씨의 어머니 임근단 씨 등 10명이 참석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김씨와 박씨는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너무 죄송하다. 우리가 당시 너무 심했다”며 머리 숙여 사죄했다.
유족 임씨가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끌어안고 “이제라도 찾아와 줘서 고맙다. 무참하게 죽어간 내 아들을 만나는 것 같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김씨와 박씨는 이어 5·18 당시 현장에서 자신들이 목격한 장면과 진압 과정에서 대검으로 시위대를 찔렀던 일 등을 증언했고, 피해자 가족들은 “양심선언과 증언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느냐”며 “계엄군들이 가지고 있을 무거운 기억과 트라우마를 이해한다”고 위로했다.
5·18부상자 가족 추혜성씨는 “그동안 우리 유족 어머니들은 용서해 주고 싶어도 용서할 상대가 없었다. 늦었지만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 당신들도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려와 고생했는데, 우리도 피해자지만 당신들도 또 다른 피해자임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튿날 피해자 가족들을 만난 최씨는 “용서해 주신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다른 계엄군들에게도 알려서 더 많은 제보와 증언이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조사위는 전했다.
허연식 조사위 조사2과장은 “유족과 피해자 가족들이 계엄군들의 사죄와 고백을 받아 주시고 용서해 주시면 더 많은 계엄군들이 마음을 열고 증언과 제보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자리를 더 많이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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