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매치업 못 견뎌…필라델피아 해리스에 11번 중 7번 뚫려
레이업하는 던컨 로빈슨(왼쪽)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두 시즌 전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5차전의 주인공은 마이애미 히트의 전문 슈터 던컨 로빈슨이었다.
2020년 10월 11일(한국시간) 열린 이 경기에서 로빈슨은 3점슛 7개를 몰아넣으며 팀 플레이오프(PO) 한 경기 최다 3점슛 기록을 세웠다.
2020-2021시즌이 끝나고 그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본 마이애미와 5년 9천만달러(약 1천146억원) 계약도 맺었다.
그로부터 약 1년 후 치열한 PO 경기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 로빈슨이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자주 보기 힘들어졌다.
2020-2021 정규시즌에서 그는 평균 31.4분을 뛰며 40.8% 확률로 3점슛을 넣었다.
그러나 올 시즌 팀의 PO 14경기 중 10경기만 출전한 로빈슨은 그마저도 10분을 뛰는 데 그쳤다.
22일 보스턴 셀틱스와 동부 콘퍼런스 결승 3차전 원정 경기에서도 로빈슨에게 주어진 출전 시간은 딱 4분이었다.
슛 성공률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출전한 10경기에서 여전히 39.3%의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로빈슨이 수비에서 자신의 매치업을 견뎌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상대 약점을 후벼파는 PO 들어서 이런 수비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PO 2라운드에서 로빈슨은 노골적으로 상대 공격의 먹잇감이 됐다.
필라델피아의 주요 공격수들은 로빈슨과 24번의 매치업에서 15번이나 득점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터바이어스 해리스는 로빈슨과 매치업 11번 중 7번을 득점했다.
이 7번의 공격 대부분에서 로빈슨은 키 203㎝에 103㎏로 건장한 체격인 해리스에게 파워와 스피드에서 모두 밀리며 손쉬운 레이업을 헌납했다.
슛 던지는 던컨 로빈슨 |
키 201㎝에 98㎏인 로빈슨이 체급상으로는 밀리지 않지만, 파워와 민첩성 등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로빈슨의 출전 시간을 가져간 선수는 맥스 스트러스다.
정규시즌 경기당 23분을 뛰었던 스트러스는 로빈슨과 달리 PO 14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출전시간도 30분까지 늘었다.
그는 키 196㎝(98㎏)로 로빈슨보다는 작지만, 수비 성과는 훨씬 좋다.
NBA에 따르면 스트러스는 앞선 라운드에서 상대한 팀의 에이스인 애틀랜타 호크스의 트레이 영과 필라델피아의 제임스 하든과 총 20번 매치업에서 15번을 막아냈다.
로빈슨은 집요하게 상대의 약한 수비수만 1대1로 공략하는 오늘날 NBA 트렌드의 희생양인 셈이다.
실제로 정규리그 '수비 5걸'에 9차례나 선정됐던 피닉스 선스의 크리스 폴조차 댈러스 매버릭스의 1대1 공격 표적이 됐다. 183㎝ 신장에 80㎏로 체격이 작고 버티는 힘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다.
댈러스는 201㎝·104㎏의 루카 돈치치가 외곽에서부터 등과 어깨로 폴을 골 밑까지 밀고 들어가는 공격 방식을 고수한 끝에 정규시즌 1위 팀 피닉스를 PO 2라운드에서 무너뜨렸다.
특히 2라운드 7차전 한 경기에서만 폴은 24회나 1대1 공격 표적이 됐다.
로빈슨은 NBA 도전을 선언한 이현중과 가장 유사하다고 꼽히는 현역 선수다.
키 202㎝에 95㎏로 알려진 이현중과 체격·플레이 스타일 모두 유사하다.
그러나 둘 다 NBA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민첩성, 힘, 점프력 등 운동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른 수비 문제도 공통으로 약점으로 지적됐다.
리그에서 대표적 전문 슈터로 꼽히며 거대 장기계약을 따냈지만, 사실 로빈슨은 NBA의 미지명 선수 성공 사례의 대표 격으로 꼽히기도 한다.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3학년까지 뛰고 2018년 NBA에 도전한 로빈슨은 운동능력 등 약점이 부각돼 NBA 팀들에게 외면당했다.
로빈슨은 이후 투웨이 계약(G리그와 NBA팀 동시계약)을 맺은 끝에 3점슛에 특화해 성공 신화를 써갔지만, 결국 지명 당시 지적된 문제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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