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2년 물가전망치 1.7→4.2%로 대폭 상향
2022년 원유도입단가 105달러 전망
경기 회복세 타고 수요까지 늘어
추경, 물가상승률에 0.16%P 영향
1분기 물가 2021년동기비 3.8% 상승
제주 4.7% 최고… 강원 4.5% 올라
정부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 운영”
지난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8일 발표한 경제전망을 보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과제는 ‘물가상승’이다. 국책연구원인 KDI가 올해 4%대 고물가 충격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다. KDI 전망대로 올해 물가가 4.2% 오른다면, 2011년(4.0%) 이후 11년 만에 처음 4%대에 진입하게 된다. 윤석열정부는 출범 첫해 4%대 물가상승이라는 리스크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것이다.
KDI가 올해 물가상승률로 제시한 4.2%는 지난해 11월 전망했던 1.7%에서 대폭 상향 조정한 수치로, 국내외 대부분 기관 전망치를 웃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 전망에서 올해 물가가 2.2%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2월 전망치로 3.1%를 제시했다. 이후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물가가 4.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신 전망일수록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KDI는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원유 가격 상승을 꼽았다. KDI는 올해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를 배럴당 105달러로 전망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경기 둔화로 수출·투자 여건은 악화하는데 유가 급등 등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올라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하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여기에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유는 물론, 휘발유 가격 모두 2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는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기준을 내달부터 100원 인하키로 결정했다. 사진은 18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정부가 편성한 59조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물가상승률에 0.16%포인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허진욱 KDI 전망총괄은 “추경 중 지방 교부세와 교부금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상공인 쪽으로 지출되는데,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소상공인들이 직접적인 최종 지출보다는 부채 상환 등에 (지원금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물가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물가는 서민경제와 직결된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에도 식자재값이 상승하면서 문을 닫는 식당이 속출했다. 지난 1분기 물가는 2011년 못지않게 심각하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2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서도 고물가의 심각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 1분기 전국 물가는 석유류, 외식 등이 올라 전년 동 분기 대비 3.8% 상승했다. 분기별로 볼 때 상승 폭은 2011년 4분기 4.0% 오른 이후 최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영향에 따라 석유류(22.5%)와 가공식품(5.3%)이 오름세를 보였고, 외식(6.1%)과 개인서비스(2.9%)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점이 모든 지역의 소비자물가가 크게 상승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 물가상승률이 4.7%로 가장 높았고 강원(4.5%), 경북(4.4%) 등이 뒤를 이었다. 물가상승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3.3%)이었지만, 서울 역시 2012년 1분기(3.1%)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는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을 때 납품대금을 의무적으로 조정토록 하는 ‘납품가격 연동제’를 하반기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하반기 중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 운영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과 기업의 수용성이 높은 연동제 도입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조치 등에 따른 식용유값 상승 우려로 ‘식용유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식품산업협회 및 주요 식용유 공급업체 5곳이 참여했다. 농식품부는 “식용유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 불안 심리로 인해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의 식용유를 미리 사 놓는 상황을 완화하도록 기업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주요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수산물 수급동향과 비축 수산물 방출 등 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조치 등을 점검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이강진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