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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AG 연기 아쉽지 않은 정우영, WBC·오타니와 승부 고대[윤세호의 트윈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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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정우영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와의 경기 8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 5. 1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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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4년 동안 바라본 태극마크가 이번에도 무산됐지만 아쉬움은 없다. 국가대표가 동기부여가 됨을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최종 목적지는 더 먼 곳에 있음을 강조했다. 야구 욕심으로 가득한 LG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23)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 의지를 전했다.

그야말로 멈춤없이 진화한다. 신인왕을 수상한 2019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으며 매년 더 높은 경지에 오른다. 늘 완벽을 추구했고 그 결과가 마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겨울이 특히 그랬다. 꾸준히 더 나은 시즌을 만들었음에도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다. 사투를 벌이듯 증량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임해 몸무게를 10㎏ 가량 늘렸다. 근육으로만 5㎏를 늘렸고 유연함을 유지하면서 단단한 몸을 만들었다. 지난 2월 캠프 당시 정우영은 “2022시즌 목표는 평균구속 148㎞”라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 올시즌 정우영의 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1.4㎞(스탯티즈 참조)에 달한다. 입단 첫 해인 2019년 투심 패스트볼 평균구속 143.3㎞, 2020년 144.8㎞, 2021년 146.7㎞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는데 올해 상승폭이 가장 크다.

정우영은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스크라이크를 넣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150, 151㎞가 나오고 승부를 봐야한다 싶어서 던지면 153, 154㎞가 나온다. 겨울을 힘들게 보낸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정우영은 지난 14일 잠실 KIA전에서는 최고 구속 157㎞를 찍었다. 투수 구속이 공식적으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사이드암 투수 중 정우영보다 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과거 임창용의 경우 이따끔씩 팔을 올려서 던지면서 구속이 크게 증가했다.

오른 것은 구속 뿐이 아니다. 구위 향상에 따른 결과도 분부시다. 평균자책점 0.46부터 피안타율 0.121 등 많은 지표가 ‘특급’을 향한다. 뜬공 하나당 땅볼 비율 8.75개는 엽기적인 수준이다. 보통 뜬공 하나당 땅볼 2, 3개를 유도해도 특급 땅볼 유도형 투수로 꼽힌다. 정우영의 이 비율은 뜬공을 셀 수 있을 정도로 뜬공이 지극히 적음을 의미한다. 올시즌 정우영이 내준 뜬공은 고작 4개다. 반면 땅볼은 35개로 이닝수 두 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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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도 이 기록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뜬공 대비 땅볼 비율을 자주 보면서 체크하고 있다. 다른 기록은 몰라도 이 기록은 오래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며 “사이드암 투수로서 땅볼이 많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 아닌가. 내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기록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증량과 말이 안 나오는 기록 모두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인이었던 2019 프리미어12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늘 태극마크를 응시했고 예비 엔트리에도 올랐지만 고배를 마셨다. 다가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반드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됐다.

이를두고 그는 “연기 된 게 크게 아쉽지는 않다. 솔직히 아시안게임은 뽑힐 자신이 있었다. 올림픽과 달리 나이 제한이 있는 대회 아닌가. 내 것만 잘 하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1년 미뤄졌다고 하는데 그럼 1년 뒤에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진짜 가고 싶은 무대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다. 야구 국제대회 중 가장 큰 대회 아닌가. 빅리그 선수들과 맞붙을 수 있고 빅리그 관계자들도 많이들 보실 것이다. WBC는 정말 꼭 가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빅리그 얘기를 꺼내면서 자신의 최종 목표도 넌지시 드러냈다. 정우영은 “메이저리그(MLB)라는 큰 꿈을 품고 있다. MLB 타자들과 붙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WBC는 내가 가장 빠른 시점에서 빅리그 타자와 붙을 수 있는 무대”라며 “신인 시절부터 내 투심 움짤(GIF 파일)이 해외 SNS에서 도는 것을 안다. 이제는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 빅리그 타자에게도 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타니 쇼헤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애런 저지 등 강타자들을 상대하고 싶다”고 최고 무대를 바라봤다.

정우영의 말대로 2023 WBC는 바로 다음 국제대회다. 최근 모습을 유지하면 정우영이 최정예 대표팀에 뽑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2009 WBC에서 류현진, 김현수, 김광현이 큰 주목을 받았고 MLB에 진출했던 모습을 정우영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정우영은 “어렸을 때 2009 WBC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당시부터 임창용 선배님이 내 롤모델이 됐다”고 13년 전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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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 한국-일본 결승전 경기. 임창용 투구. LA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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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MLB 진출은 당장 이뤄질 수는 없는 일이다. 정우영이 가장 빠르게 MLB에 진출할 수 있는 시점은 포스팅자격을 얻는 2025시즌 후다. 올시즌을 포함해 앞으로 4시즌이 남았다. 정우영이 정한 첫 번째 목표도 앞으로 4년 동안 보다 건강하게 더 강한 구위를 증명하는 것이다.

그는 “사실 프로 입단 후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절대 만만치는 않았다. 친구들이 내게 ‘너는 투심 하나만 던지니까 얼마나 편하냐’고 장난하면서 놀린다. 그래도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 하나는 늘 지켰다. 그래서 정말 노력했다고 자부한다”며 “벌크업도 노력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벌크업으로 내가 가진 다른 장점이 없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훈련 과정에서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그래도 더 건강하고 싶고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희망만 바라보며 운동했다”고 밝혔다.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시즌 중 훈련량도 이전보다 늘렸다. 정우영은 “김용일 수석 코치님이 짜주신 프로그램으로 지금의 몸과 구위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코치님께서는 구속이 너무 많이 올라왔다고 걱정도 하신다. 걱정을 없애는 방법은 꾸준히 훈련하면서 이 몸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아프지 않기 위해 예전보다 시즌 중 운동량을 늘렸다. 다른 투수들도 웨이트를 정말 열심히 한다. 나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으로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우영과 2년을 함께 했던 LG 레전드 박용택은 정우영을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박용택은 “우영이는 신인 시절부터 정말 좋은 방향으로 당찼다. 당차게 훈련하고 야구했다. 첫 캠프부터 참 좋은 선수가 우리 팀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영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에 충분한 선수”라고 정우영을 치켜세웠다.

LG에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KBO리그에서 MLB 직행을 정우영이 노린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굵직한 과정을 돌아보면 4년 후 그가 있을 곳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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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이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와의 경기 8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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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간단 리뷰
팀 성적: 5승 1패(잠실 한화전:승승승 · 잠실 KIA전:패승승).
팀 평균자책점 3.50(6위), 선발 평균자책점 2.57(5위), 불펜 평균자책점 4.50(8위).
팀 타율 0.344(1위), 팀 홈런 6개(공동 1위), 팀 OPS 0.905(1위).
MVP: 이재원 6경기 23타석 타율 0.476 홈런 3개 9타점 OPS 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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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재원이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와의 경기 4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KIA 선발 임기영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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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일정과 지난 맞대결.
17일~19일 수원 KT전·20일~22일 문학 SSG전
KT에 시즌 전적 0승 3패 열세.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잠실 홈 3연전 싹쓸이 패배.
SSG에 시즌 전적 1승 2패 열세.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잠실 홈 3연전 1승 2패 루징시리즈.

◆예상 선발 로테이션.
17일 수원 KT전(켈리)~18일 수원 KT전(배재준)~19일 수원 KT전(임찬규)~20일 문학 SSG전(플럿코)~21일 문학 SSG전(이민호)~22일 문학 SSG전(켈리).
5월 12일 퓨처스리그 경기 선발 등판한 김윤식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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