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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HI★초점] "하나의 장르" 된 임영웅의 롱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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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가수 임영웅이 최근 발매한 정규 1집 '아임 히어로'로 새 기록을 썼다. 물고기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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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돌풍이다. 가수 임영웅이 첫 정규 앨범으로 또 한 번 가요계에 새 기록을 쓰며 굳건한 입지를 증명했다. 이제 임영웅 그 자체가 현 가요계를 대표하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임영웅이 정규 1집 '아임 히어로(IM HERO)'으로 쓴 기록은 실로 놀랍다. 국내외 선주문량만으로 1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첫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그는 발매 첫날 판매량 93만 장을 넘어서며 가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압도적인 화력 속 임영웅의 초동 밀리언셀러 기록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그의 기록이 놀라운 것은 단순히 높은 수치 때문만이 아니다. 음원 서비스가 본격화 되기 전 국내 음반 시장의 황금기로 불렸던 90년대부터 2001년 전후를 제외하면 임영웅의 기록은 '역대 솔로 가수' 중 최단기간 밀리언셀러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번 기록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임영웅은 엑소 백현이 '밤비(Bambi)'로 세운 역대 솔로 가수 첫 주 판매량 최고 기록까지 단숨에 뛰어넘으며 새 역사를 썼다.

임영웅의 롱런, 첫 번째 비결은 '보컬'


지난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1위인 '진(眞)'에 등극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지 어느덧 2년여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임영웅 파워'는 건재한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인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듯하다. 이는 상당수의 오디션 출신 스타들이 이후 활동에서 오디션 당시에 비해 사뭇 저조한 인기를 구가하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일명 '오디션 버프'도 무색하게 만든 임영웅의 롱런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그의 보컬이 가진 힘이다.

임영웅의 목소리는 섬세하고 풍성한 감정선을 품고 있다. 그의 보컬은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을 넘어 듣는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덕분에 트롯 뿐만 아니라 발라드, 댄스 등 어떤 장르에서도 임영웅만의 감성은 빛을 발한다.

앞서 KBS2 '주접이 풍년-임영웅 편'에 출연했던 한 팬은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마음이 움직인 순간을 '3초의 기적'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해당 팬은 "임영웅이 부른 '바램'을 들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첫 소절을 듣는 순간 마음이 움직였다. '영웅시대'(임영웅 공식 팬클럽 명) 내에선 이를 '3초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그 한 마디에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듯 했다. 나도 모르게 노래를 들으며 하염없이 울었다. 옆에서 누군가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을 토닥여주며 나를 위로해 주는 느낌이었다"고 임영웅의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 다른 팬은 "15년 전 남편과 사별한 이후 행복을 잊고 살아왔는데 임영웅을 만나는 순간 (노래로) 위로를 받았다. 에너지가 넘치고 행복해졌다"는 말로 임영웅의 목소리가 가진 힘을 설명하기도 했다.

장르의 벽 부순 '올라운더', 확장된 팬덤


임영웅의 또 다른 롱런 비결은 장르의 한계를 부순 '올라운더' 행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6년 데뷔 당시부터 2020년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까지 그의 음악적 뿌리는 한결같이 '트롯'에 있었다. 트롯을 통해 진한 감성을 증명하며 이 자리까지 온 만큼 이는 지금도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임영웅은 단순히 '트롯 대세'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경연 종료 이후 다양한 예능을 통해 발라드, 댄스, 심지어는 팝송까지 선보이며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최근 발매한 첫 정규앨범에서도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가수로 성장하겠다는 임영웅의 의지가 엿보인다. 첫 정규 타이틀 곡인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감성 발라드였으며 이 외에도 자전거 탄 풍경·딕펑스 김현우 등 의외의 뮤지션들과 함께한 다채로운 장르의 곡들이 앨범을 채웠다. 장르의 한계가 무색한 곡들 속에서 임영웅은 자신만의 감성과 목소리로 독보적인 음악색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임영웅의 행보는 그의 팬덤 확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중장년층을 주 타깃으로 하는 트롯과 보다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댄스, 발라드 장르를 모두 섭렵한 덕분에 팬덤의 연령 역시 폭넓어진 것이다. 실제로 임영웅의 팬덤은 10대부터 중장년층, 나아가 노년층까지 실로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이는 팬덤이 1030세대에 집중돼 있는 아이돌 그룹의 한계를 넘은 행보로,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임영웅이 보다 오랜 시간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뮤지션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중장년 팬층, 임영웅의 '힘'


그 중에서도 현재 임영웅의 폭발적인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중장년층 팬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가요계에 유례 없던 '트롯 붐' 속 존재감을 드러낸 임영웅의 중장년층 팬들은 지금 그 어떤 아이돌 그룹의 팬덤보다도 뜨거운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안정적인 경제력에서 비롯된 압도적인 구매력과 열성적이고 충성도 높은 지지는 이들의 무기다. 실제로 임영웅의 정규 1집이 단숨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도 중장년 팬층의 영향이 상당했다는 평가가 뒤따를 정도다.

임영웅의 두터운 중장년 팬덤이 갖는 의미는 크다. 매일 쏟아지듯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 비교적 팬덤 이동이 용이한 1030 팬층과 달리 5060 팬층은 팬덤 이탈의 비율이 현저히 적은 만큼 가수의 '롱런 행진'을 꾀하는데 있어 이들의 지지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미루어 볼 때 임영웅의 인기 행보는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임영웅에게 '왜?'라는 질문은 무색하다. 우리가 지켜볼 것은 앞으로 그가 '어디까지' 나아갈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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