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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부녀' 김영호·김기연의 꿈…"올림픽 금메달 대 이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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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2000년 시드니서 한국 펜싱 올림픽 첫 금, 딸은 국가대표 기대주

연합뉴스

1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그랑프리에 출전한 김기연(오른쪽)과 김영호 회장
[촬영 최송아]



(인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첫 금메달이 나온 지 20여 년이 흘러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의 딸이 같은 종목으로 대를 잇는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고 있다.

김영호(51) 한국중고펜싱연맹 회장과 딸 김기연(21·대구대) 얘기다.

김 회장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 플뢰레 개인전 우승을 차지, 한국 펜싱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등 대형 국제 대회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한국 펜싱의 전성기가 이때 시작됐다.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김기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펜싱을 시작,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다 지난해 처음 성인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현재 세계랭킹 56위로,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전희숙(10위)을 제외하면 한국 여자 플뢰레 선수 중 순위가 가장 높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나선 지난해 12월 프랑스 생모르 월드컵에선 8강에 드는 등 침체에 빠진 한국 플뢰레의 명성을 되살릴 기대주로 꼽힌다.

1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SK텔레콤 플뢰레 그랑프리 현장에서 만난 김기연은 "어렸을 때 아빠와 엄마(펜싱 국가대표 출신 김영아 씨)를 보고 자라면서는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에 나가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직접 국가대표가 되어보니 차근차근 올라서야 하고, 벽도 높다는 게 실감 난다"고 말했다.

이번 SK텔레콤 플뢰레 그랑프리는 국내에서 3년 만에 열린 펜싱 국제대회다. 김기연에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국내에서 치른 큰 대회이기도 했다.

이날 본선 첫판인 64강에서 마르티나 시니갈리아(이탈리아)에게 져 상위 라운드엔 오르지 못해 김기연에겐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그는 "그랑프리 대회에는 처음 출전했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출전해 잘해보려고 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어려서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대회 전 아버지와 함께 언급이 되다 보니 떨리고 긴장도 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기연은 "한국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대회에서 뛴 자체로 감사하다. 선수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 당시 김영호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장을 찾은 김 회장은 "아직 어려서 메달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올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기대를 받다 보니 기연이가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고 격려했다.

그는 "기연이는 이제 시작이고, 아직 여물지 않았다. 향후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올림픽 등에서 충실히 경험을 쌓으면 이후 올림픽에선 메달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기연은 대학에 입학해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부모님의 '맞춤형 지도'를 받은 끝에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공격적 스타일을 장점으로 삼는 그는 지난해 8월엔 대통령배 대회에서 실업 선배들을 제치고 개인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성장세 속에 태극마크를 달고 기다린 대회가 올해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었는데, 전격 연기되면서 김기연은 조금 더 기다리게 됐다.

그는 "처음에 연기됐을 땐 아쉬움이 컸는데, 부족한 것을 채우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며 "더 좋은 결과를 위해 그런 거로 생각하고 기량을 더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과 김기연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건 올림픽 금메달의 '평행 이론'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다.

김 회장은 "시드니 올림픽이 제 생애 세 번째 올림픽이었는데, 기연이가 세 번째 출전할 가능성이 있는 올림픽이 2032년 브리즈번 대회더라. 똑같이 호주에서 열리는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그는 "남녀 플뢰레가 지금 모두 '바닥'이다. 더 내려갈 데가 없다. 에페와 사브르에 비해 세대교체가 잘되지 않았다"며 "기연이 또래에 좋은 자원이 많은 만큼 세대교체를 통해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연은 "외국 선수들과 신체 조건이나 훈련 방식 등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근력 운동 등으로 보완하고, 분석도 많이 하며 따라가야 할 것 같다"며 "올해 이어질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세게선수권대회는 잘 준비해 더 높은 곳에 올라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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