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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오락가락' 탈레반, 남녀 식당 분리정책 원위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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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놀이동산 남녀 분리, 남성 보호자 동행 의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부부일지라도 식당에서는 따로 식사하라"며 식당에 남녀 분리 정책을 명령했다가 며칠 만에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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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불 시장의 부르카 착용 여성들
[EPA=연합뉴스]



15일 하아마통신,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서부 헤라트의 권선징악부 관리 리아줄라 시라트는 지난주 "당국이 식당에서 남녀를 분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1일 헤라트의 한 식당을 찾은 여성은 식당 지배인으로부터 남편과 떨어져 앉으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작년 8월 15일 탈레반 재집권 뒤 남편 등 남성 동행자 없이 혼자 외출하길 꺼리던 현지 여성들은 식당 남녀 분리 정책에 외식 기회까지 가로막혔다.

식당 주인들은 가족 단위 손님이 남녀 간에 떨어져 앉는 것을 거부해 발길을 돌리면서 울상을 지었다.

곳곳에서 불만이 나오고, 국제적 비난까지 더해지자 결국 당국은 주말인 14일부터 남녀가 같이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헤라트의 식당 주인 지아 울-하크는 "며칠 동안 가족 단위 손님을 돌려보내다가 남녀 분리 문제가 해결돼 원위치로 돌아왔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중앙 정부 차원에서 헤라트에 남녀 식당 분리 정책을 명령한 적이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족끼리 함께 식사하고 쇼핑하는 것은 자유"라고 책임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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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탈레반의 부르카 착용 명령에 반대하는 여성 시위
[EPA=연합뉴스]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은 국제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인정받고, 원조가 재개되길 희망하기에 여성 인권을 존중하고 1차 집권기(1996∼2001년)와는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시 여성을 억압하고, 남녀 분리 정책이 속속 부활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여학생도 수업을 받도록 허락하되 남녀 분반 수업을 하도록 했다.

이슬람 질서 구축 전담 부처인 권선징악부는 우상 숭배라며 옷가게 마네킹의 머리 부위를 떼어 내라고 지시하고, 여성은 '마흐람'(남성 보호자) 없이 72㎞ 이상 장거리 여행을 금지했다.

또, 놀이동산이 요일을 정해 남녀 손님을 따로 받도록 했고, 남성 공무원은 턱수염을 길러야 하고, 여성 공무원은 히잡 착용이 의무라고 발표했다.

게다가 이달 7일 탈레반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매우 연로하거나 어리지 않은 여성은 눈을 제외한 얼굴을 가려야 한다"며 히잡이 아닌 부르카 착용을 명령해 여성들이 반발하고 있다.

히잡은 머리카락만 가리지만, 부르카는 눈 부위만 망사로 돼 있고 전신을 가리는 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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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최고 지도자, 부르카 착용 명령
[연합뉴스 그래픽]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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