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 가격 2년새 2배 이상 올라
"정부·업계 나서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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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탄산가스업계가 국제유가 고공행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유가로 석유화학사들이 3월부터 플랜트정비에 나서면서 부산물로 나오는 탄산의 발생량이 급감했다.
탄산가스는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반도체, 철강, 조선, 의료, 폐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된다. 탄산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생활 전반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탄산가스업계는 대기업 공급사들의 플랜트 정비일정 변경 등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12일 “코로나19로 인한 탄산 부족 현상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탄산 부족으로 국내산업은 생산 차질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산은 주로 정유·석유화학제품의 제조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된다. 탄산 제조사는 석유화학업체로부터 원료 탄산을 공급받아 이를 정제·액화하여 충전업체·대규모 수요업체 등에게 공급하고 있다.
최근 탄산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울산, 서산, 여수, 나주 등에 있는 석유화학사들의 플랜트가 잇따라 정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석유화학사들이 3~6월에 걸쳐 플랜트정비에 나서면서 부산물로 나오는 탄산의 발생량이 크게 줄었다.
또 각 가정의 온라인 쇼핑 등이 많이 늘면서 식품을 택배로 받는 사례가 증가해 드라이아이스의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소를 제조할 때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나프타 대신 천연가스를 이용하면서 탄산의 발생량이 1/5로 대폭 줄어든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국내에는 태경케미컬, 선도화학, 창신화학, 동광화학, SK머티리얼즈리뉴텍 등의 탄산 제조사가 있다. 현재 이들 제조사 중 어느 한 곳도 탄산을 제대로 출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드라이아이스와 탄산음료 소비가 증가하면서 이의 원료인 탄산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자연스럽게 오른다.
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탄산 부족 현상은 2020년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제는 저장탱크의 재고까지 바닥날 것으로 보여 사상 최악의 상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탄산 생산 능력은 월 8만3000t 정도 규모다.
원료 탄산 공급사의 잇따른 정비로 인해 탄산이 감소하는 양을 5월 2만4470t, 6월 1만5430t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탄산재고량의 지속적인 감소, 드라이아이스 수요증가 등으로 부족한 양은 예측치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게 탄산업계의 전망이다.
탄산 가격도 크게 치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 값 폭등으로 운송비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탄산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압용기, 밸브 등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사이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심승일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탄산은 국민 생활과 산업 전반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탄산 제조 기업과 충전업체 간 협조와 정부의 대책 마련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회장은 이어 “특히 5~6월에 플랜트정비를 계획하고 있는 석유화학사들의 정비일정을 조정하고, 유통배송업체 등의 드라이아이스 사용을 자제하고 얼음팩으로 대체하는 등 산업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업계가 나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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