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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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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웅 "BTS 정국도 따라한 '기웅넘버원'…가문의 영광" [코미디언을 만나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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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양기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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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방송국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도 이제 유튜브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기존의 코미디언들 역시 유튜브로 넘어가 각양각색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tvN '코미디빅리그'도 유튜브 전용 코너들을 만들면서 새로운 세대들에 맞춤형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오동대학'의 '기웅넘버원'(기웅 NO.1) 역시 유튜브 코너를 통해 탄생한 캐릭터였다.

기웅넘버원을 연기하는 양기웅은 지난 2013년 '코미디빅리그'로 데뷔해 벌써 10년 차 코미디언이 됐다. 그간 많은 코너 속 캐릭터를 통해 얼굴을 알려왔던 양기웅은 기웅넘버원으로 제대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5조원을 들여 12번의 실패를 겪고 13번째 성공적인 연구로 만들어진 최첨단 A.I 스튜던트'라는 설정을 가진 기웅넘버원. 딱딱한 로봇 말투와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진 듯한 행동의 조화가 이뤄지면서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12번의 실패를 겪고 13번째 성공적인 연구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양기웅의 실제 경험담이 녹아든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역시 잠시 코미디언의 길을 접고 회사생활을 한 뒤, 다시 무대에 돌아온 경력이 있기 때문. 그렇게 힘든 시간을 겪고 기웅넘버원이라는 캐릭터로 다시 일어난 양기웅. 그의 코미디를 향한 의지는 더욱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기웅넘버원을 통해 코미디 꽃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양기웅(32)을 [코미디언을 만나다] 스물네 번째 주인공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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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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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웅넘버원은 어떻게 해서 태어나게 됐나.

▶목소리를 계속 연구하다 보니깐 예전에 '보이스웨어'로 '안녕하세요' 이렇게 목소리를 낸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러면 AI 캐릭터도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예전에 에피소드들을 섞어서 바보 로봇 콘셉트를 만들게 됐다. 콜라에 멘토스를 넣어야 하는데 비틀스 넣게 되는 것도, 처음에는 진짜 멘토스를 넣어서 서태훈 선배한테 콜라를 붓는다는 설정이었는데 개그 검사 받을 때 편의점에 갔는데 갑자기 멘토스 옆에 있는 비틀스가 눈에 들어오더라. 그래서 멘토스 대신에 비틀스를 넣는 설정으로 보여줬는데 그게 빵 터졌다. 그렇게 바보 로봇이 완성됐다.

-방탄소년단 정국이 기웅넘버원을 따라하기도 했는데

▶정말 가문의 영광이다. 진짜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 감사했다. 저희 부모님께도 그렇고, 지인분들에게도 다 자랑하고 다녔다. 개그맨 선배들도 '야 너 정국씨가 따라 했더구만, 너 대박이야'라고 하시는데 정말 감사했다.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나오는 앨범 같은 것도 무조건 구매해서 듣도록 하겠다.(웃음) 진짜 아미가 됐다. 사실 정국씨한테 감사의 DM을 보내기도 했다. 워낙 DM을 많이 받으시니깐 답장을 못 하신 거겠지만 그래도 너무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달했었다.

-기웅넘버원이 제대로 터질 수 있다는 느낌은 받은 건 언제였나.

▶처음에 아이디어랑 첫 무대 구상을 끝냈을 때 느낌이 왔다. 이건 양기웅의 넘버원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원래 개그 캐릭터라는 게 남성분들이 좋아해 주시기가 쉽지 않은 거다. 사실 코미디는 여성 분들이 많이 보는 편이다. 김해준씨가 하는 최준도 여성 팬들이 90%다. 그런데 저는 반대더라.(웃음) 지금 아주 천천히 스며들고 있긴 하지만 남성분들이 정말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요즘도 남성분들 DM으로 연락을 많이 주시더라. 정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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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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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갈까도 고민이 클 듯한데.

▶사실 기웅넘버원 이후의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가 너무 고민이다. 만들어야 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일단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이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해나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려고 한다. 요즘 아이디어 짠다고 원형 탈모가 처음으로 생겼다. 이게 역대급으로 아이디어 회의 시간이 긴 캐릭터이지 않나 싶다.

-아이디어를 짜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시청자분들이 볼 때도 '이걸 매주 어떻게 짜?'라고 하시지 않나. 개그맨들 진짜 머리 좋은가보다라고 하시는데 사실 개그도 공식이 있다. 캐릭터와 코너가 짜여지면 공식이 어느 정도 만들어진다. 그런데 기웅넘버원 같은 경우에는 변주를 많이 해야 한다. 공식 속에서도 계속 개그를 꺾어야 하니깐 아이디어 짜기가 만만하지가 않다. 그런데 그게 무대에서 딱 터졌을 때는 일주일의 고민이 다 내려가게 해주는 희열이 있다.

-'코미디빅리그' 내 최고의 소리꾼이라고 평가받는데, 현재 입으로 낼 수 있는 소리는 얼마나 되나

▶가지 수는 제가 따져봐야 하기는 하는데 대충 계산하면 100개 정도 낼 수 있다. 지하 주차장에서 차 빼는 소리, 예초기 소리 등을 낼 수 있다.(웃음)

-사실 개인기가 주력인 분들은 희극인보다는 기술자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맞다. 예전에 tvN에서 '예능인력소'라는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진호 선배, 양세찬 선배, 저 이렇게 나갔었다. 거기서도 너무 잘한다고 하는데 '이런 친구들은 기술자라서 좀 뜨기가 힘든데'라고 말씀하시더라. 사실 옥동자 선배도 기술자로 분류가 된다. 근데 옥동자(정종철) 선배는 저한테도 롤모델이었다. 개그맨은 희극 연기를 해야 하는데, 저도 희극 연기에 도전했던 코너들도 몇 개 있었다. 희극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성대모사를 잘하는 선배들 중에 안윤상 선배, 정성호 선배, 또 양승원씨 같은 분들이 기술자로 들어가지 않나. 어떻게 보면 코너에서 연기하는 캐릭터는 거의 없다. 그래도 노력을 하다보면 좋은 캐릭터를 만나지 않나. 그렇게 만난 것이 12번의 실패를 겪고 만들어진 이 기웅넘버원이었다.

<【코미디언을 만나다】양기웅 편 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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