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위기에 대규모 리콜 사태 겹쳐]
올해 초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소매점의 분유 매대 모습./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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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분유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대규모 제품 리콜 사태까지 겹친 탓이다. 분유 제조업체들은 생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질환으로 인해 특수 분유를 먹어야 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9일(현지시간) 시장분석업체 데이터셈블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8% 수준이던 미국 분유 품절률은 공급망 위기가 고조되던 같은 해 7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초 기준 분유 품절률은 31%로 치솟았고, 이후에도 계속 올라 현재 40% 수준이다. 주별로 보면 분유 제품 절반 이상이 품절된 곳들도 있다.
분유 품귀현상의 1차 요인은 공급난이다. 이 와중에 지난 2월 말 대형 분유업체 애보트가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키는 불량품을 대거 리콜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분유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미국 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약국 체인인 CVS와 월그린은 1인당 3통의 분유만 구매할 수 있게 제한을 뒀다. 타깃은 온라인 구매 시 4캔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분유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알레르기나 소화장애, 대사장애 문제로 아이에게 특수 분유를 먹여야 하는 부모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거주하는 애슐리 에르난데스는 두 딸에게 먹일 특수 분유를 가까스로 구했다. 이 분유는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배 이상 가격이 오른 1캔에 120달러(약 1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에르난데스처럼 분유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NYT에 "10캔을 구입했지만 5~6주 분에 불과하다"며 "불안에 떠는 부모들의 얘기를 매일 듣는다. 아이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정말 악몽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 라이히 데이터셈블리 최고경영자(CEO)는 "분유 품귀현상은 공급망 문제, 제품 리콜, 역사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욱 악화했다"며 "전례 없는 변동성을 감안하면 분유는 계속해서 (시장 상황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제품군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상원의원(공화당)인 톰 코튼은 자신의 트위터에 "분유 대란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엄마와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국가적 위기"라고 적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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