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주식 전망
임기 1~2년차 상승률 최고
비우호적 거시경제 비관론도
임기 1~2년차 상승률 최고
비우호적 거시경제 비관론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윤석열 제 20대 대통령 취임일인 10일, 우리 증시가 미국 증시의 폭락 여파에 하락 출발한 가운데 새 정부의 주식시장 흐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단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리 증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과거 역대 정권의 증시 성적표를 통해 살펴보자.
◆코스피, 정권 1~2년차에 '허니문 랠리' = 1981년 이후 치러진 총 8번의 대선 가운데 1997~1998년 외환위기와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모든 정권에서 대통령 선거 1년 후 '허니문 랠리'가 이어졌다.
코스피시장의 경우 대선 3개월 전에는 선거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당선 후 1~2년차에 평균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프투자증권이 13~18대 대통령 임기별 코스피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임기 1년차에는 평균 23.18%, 2년차에는 26.1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각 정권별로는 노태우 대통령 당선 1년 후 코스피는 91% 상승, 김영삼(30.8%), 김대중(25.4%), 노무현(14.4%) 정권 모두 허니문 랠리가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겹친 17~18대(이명박.박근혜) 대선 이후에는 각각 36.6%, 0.9% 하락한 반면 19대 문재인 대통령 임기 1년차에는 1.1% 상승했다.
다만 코스닥시장의 경우 대선 후 주가가 부진한 경우가 더 많았다. 1997년 대선을 포함해 이후 5번의 선거에서 선거 1년 후 코스닥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박근혜(0.2%), 문재인(32.2%) 정권으로 두 번 밖에 없었다.
◆역대 정권 증시 성적표 1위는 노무현 정권…184% 상승 = 그렇다면 허니문 랠리를 넘어 취임 5년간 증시 성적표는 어떨까.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된 13대부터 19대까지 대통령 취임 당일 코스피 종가와 퇴임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16대 노무현(2003~2008년) 전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184.75% 상승률을 보이며 역대 정권을 통틀어 증시 성적표가 가장 좋았다. 저금리기조로 인해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로 흘러들어가며 코스피는 5년간 592.25에서 1686.45로 3배 이상 커졌다. 이어 2007년에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 20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 다음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19.35%), 이명박 전 대통령(18.12%), 문재인 전 대통령(17.23%) 순으로 상승세가 높았다. 문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에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뜨거운 시장참여 열기로 사상 최초 코스피가 300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이밖에 노태우 정권에서는 5.94%, 박근혜 정권 4.37%의 코스피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 재임 기간 코스피지수가 뒷걸음질 친 시기는 김영삼 정권(1993~1998년)이 유일하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김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 코스피는 17.5% 하락했다.
◆ 새 정부 기대감 vs 비우호적 매크로 환경…尹 정부 증시 향방은? = 증권가에서는 대선이 전통적으로 주식시장의 강세 재료로 작용한 만큼 이번에도 새 정부 기대감이 증시에 작용할 것이란 낙관론과 동시에 비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으로 녹록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대선이 호재였던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대체로 주식시장 강세 재료"라고 해석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Fed의 긴축 가속화 등 매크로 환경 이슈로 국내 증시는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 역시 "과거 대통령 취임 후 증시가 상승했던 것은 새로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기보다 세계 경기 호조 내지는 우호적 증시 환경 등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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