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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과거로 회귀하는 탈레반…"여성은 외출시 부르카로 얼굴 가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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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도자 포고령…"위반 시 남자 친척 투옥될 것"

연합뉴스

아프간 카불에서 부르카를 입고 이동하는 여성.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최고 지도자의 명령으로 여성의 공공장소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다.

지난해 8월 아프간 재장악에 성공한 탈레반이 엄혹하게 사회를 통치했던 1차 집권기(1996∼2001년)로 사회 분위기를 되돌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이날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레반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 명의로 된 여성 관련 포고령을 발표했다.

아쿤드자다는 포고령에서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매우 연로하거나 어리지 않은 여성은 눈을 제외한 얼굴을 가려야 한다"며 이는 가까운 친척이 아닌 남성을 만날 때 자극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재집권한 탈레반이 여성의 복장과 관련한 전국 포고령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쿤드자다는 "전통적이고 정중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차도리를 입어야 한다"며 외출할 때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면 여성들의 아버지나 가까운 남자 친척들은 투옥되거나 정부에서 해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은 차도리는 머리에서 발가락까지 가리는 부르카라고 설명했다. 부르카는 흔히 눈 부위만 망사로 뚫린 채 얼굴 등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을 말한다.

아쿤드자다는 또 바깥에 중요한 일이 없다면 여성은 집에 머무르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 때 샤리아를 앞세워 공포 통치를 펼쳤다.

당시 탈레반은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했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했다. 여성은 부르카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했으며 권선징악부는 '도덕 경찰'로 이슬람 질서 구축에 힘썼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에는 여성 인권 존중 등 유화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 이슬람 질서 강화에 힘쓰는 분위기다.

실제로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23일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당시 탈레반 정부는 등교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다음 고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놀이동산 이용에도 남녀 분리 정책을 도입했다. 여성 손님은 반드시 히잡을 쓰고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남성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놀이동산을 이용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남성 공무원의 면도를 금지, 턱수염을 기르도록 했고 여성 공무원은 히잡 착용이 의무라고 발표했다.

또 우상 숭배라며 옷가게 마네킹의 머리 부위를 떼어 내라고 지시했고, 여성에 대해서는 남성 보호자 없이 72㎞ 이상 장거리 여행을 금지한 상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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