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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6, 7월에도 연속 ‘빅스텝’ 우려 확산…11일 美 물가 지수 발표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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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한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국내·외 증시가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오는 11일(현지 시각) 공개되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CPI)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목요일인 12일 오전 공개되는 CPI가 전달에 이어 다시 8%대를 기록하면 인플레이션(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고 이런 임금 인상이 기업 제품가격 상승과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임금-가격 나선·wage price spiral)도 우려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만간 CPI가 7%대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임금 인상 압력 등이 지속되고 있어 짧아도 상반기까지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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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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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4월 CPI, 시장예상치는 8.1%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는 4월 CPI를 발표한다. 전달인 3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5% 상승하며 1981년 2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4월 CPI도 여전히 8%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8.1%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가 8.1%여서 4월 CPI가 전달의 8.5%를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CPI가 8%를 다시 넘는 것은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 시장에 부담과 불안 요인은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1일 CPI가 실제 8%를 다시 넘어가고 5월과 6월 CPI도 8%대를 유지하면 연준은 더욱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5월에 이어 6월(14~15일)과 7월(26~27일) 열리는 FOMC에서도 연속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두어 번 회의에서 금리를 50bp(0.5%포인트)씩 인상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이 위원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빅스텝의 공포에 짓눌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3,4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았고 미국 등에서 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높은 물가 수준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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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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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중고차, 유가 가격 변수될 듯

일각에서는 미국 중고차와 가솔린 등 유가 가격이 물가 지수에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최근 물가가 급등한 것은 중고차와 가솔린 가격이 빠르게 오른 영향이 큰데 이 부분에서 가격 상승이 둔화, 안정되면 전체 물가상승률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가 미 노동부와 데이터분석업체 CEI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CPI 8.5%의 상승 중 중고차와 가솔린 가격 상승의 기여 부분은 2.9%에 달한다. 전체 물가상승분의 34%가량이 중고차와 가솔린 가격 급등 때문이라는 얘기다.

중고차 가격을 보여주는 만하임 중고차 경매 가격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중고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했지만 현재는 20%대로 상승률이 하락했다. 4월 국제유가(WTI 기준)도 배럴당 평균 102달러로 전월보다 5.6% 낮아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고차 가격은 계속 둔화, 하락하고 있고 휘발유(가솔린) 가격도 전월 대비는 마이너스, 전년 대비로도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며 가솔린과 중고차 가격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미국의 5월 CPI 데이터가 집계 중인데 현지 분석 기관 중에서 7.9% 수준으로 나오는 곳도 있다”고 했다. 4월 CPI가 8%를 기록할 것이지만 5월에는 CPI가 7%대로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기에 대한 가시성이 떨어져 당분간 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혼란이 이어질 것이다. -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


다만 전문가들은 7~8%대의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되고 이에 따른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 장세도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최석원 부문장은 “시장에서 물가가 고점이어서 이제는 내려갈 것이라는 안도감을 느끼려면 적어도 올해 상반기는 지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물가 상승률이 높고 고용이 안 좋은데 그것을 더 혼란스럽게 하는 전쟁과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까지 겹친 상황”이라며 “경기에 대한 가시성이 떨어져 당분간 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임금 인상과 이에 따른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표되는 고용과 물가지표를 체크하면서 시장에 대응해야 할 시점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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