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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한 금통위원들 "성장보다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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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한국은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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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1.25%→1.50%)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장기화 가능성, 물가상승 기대 심리(기대인플레이션) 불안,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위험 등을 근거로 들었다. 위원 대부분이 당분간 성장보다 물가를 주요 변수로 꼽으며 추가적인 통화완화 기조 축소(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은이 3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열린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A위원은 “물가 흐름은 2월 전망경로(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를 큰 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최근 3%에 가까워졌는데,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간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는 2차 효과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기저에는 공급 측 요인뿐 아니라 확장적 정책 운용에 따라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수요 압력도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물가상승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글로벌 고(高)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B위원은 “최근 물가 상승기를 2000년대 중반 원자재 슈퍼사이클, 2010년대 초 중동 정정 불안 등의 공급 충격기와 비교하면, 원자재 가격 상승 폭이 더 크고 수요 측 물가 상승압력이 가세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소비자물가 확산지수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2차 효과도 뚜렷해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최근 가계대출이 다소 줄었지만, 아직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도 많았다.

C위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와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경계를 늦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의 레버리지(차입투자) 누적으로 소득 대비 가계부채·주택가격 비율이 여전히 주요국이나 장기추세보다 높은데다,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최근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가 다소 완화되고 주택가격 기대도 하락세를 멈추는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적 수준으로 되돌리는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하고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을 제한하는 것이 중장기적 시계에서의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선택”이라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D위원도 “앞으로도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 위원 역시 “큰 여건상 변화가 없다면 물가 기대심리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완화 정도 축소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추가 인상에 힘을 실었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는 물가가 조금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어떤 속도로 금리를 변화시킬지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을 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5%를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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