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DSR 규제 우회? 대출 만기 늘리는 은행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출 한도 증액 효과에 속속 연장
KB 만기 10년 분할상환 신용대출
하나·신한 만기 40년 주담대 출시


KB국민은행이 만기 10년짜리 분할 상환 신용대출을 내놨다. 최장 5년이던 기존 시중은행권에서는 처음이다.

만기가 늘어나면 고객은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속에서 대출 가능한 총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은행 입장에선 가장 확실한 수익 모델인 대출의 문턱을 낮춰 지속적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의 대출기간(만기)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현재 다른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일반 신용대출의 최장 만기는 5년이다.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일반 신용대출의 만기로 처음부터 10년을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업계 최초라는 게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몇 년 동안 나눠 갚는 분할상환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길어지면 대출 고객이 한 달에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은 줄어든다.

대출 한도 증액 효과도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도입된 개인 차주별 DSR 규제는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카드론 등 은행권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신용대출의 만기가 길어지면 1년에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은 줄어들고, 그만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은행권으로서도도 금리 상승 등으로 수 개월 째 가계대출이 감소한 만큼, 대출 문턱을 낮춰 수요를 촉진할 유인이 크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달 28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모두 702조1983억원으로, 3월 말과 비교해 9954억원 줄었다. 시중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4개월 째 줄어들고 있다.

또한 KB국민은행은 2일부터 신용대출 상품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의 금리를 0.2%포인트(p), 'KB스타클럽 신용대출' 금리를 0.3%p 낮추기로 했다. 지난달 초 낮춘 주택담보대출(최대 0.45%p 인하)·전세자금대출 금리(최대 0.55%p 인하)도 이달 말까지 한 달 더 연장 적용한다.

이에 따라 KB주택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는 3.31∼4.51%, KB전세금안심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금리는 3.14∼4.34%로 유지된다. KB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42∼4.92%, 혼합형(고정)금리는 4.08∼5.58% 수준이다.

시중은행권에선 만기 40년짜리 주택담보대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5대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하나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최장 만기를 35년에서 40년으로 늘렸다.

신한은행은 현재 최장 35년인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5월 중 40년으로 조정할 예정이고, NH농협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최장 만기를 현 33년에서 4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KB국민은행도 이달 내에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역시 40년짜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