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올라가 2010년 FC바르셀로나 사무실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 등 축구 스타들의 에이전트인 미노 라이올라(54·이탈리아)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디 애슬레틱, 유로스포츠 등 외신들은 30일(한국시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에이전트 라이올라가 투병 끝에 54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가족이 토요일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망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라이올라 트위터에는 “무한한 슬픔 속에서 역사상 가장 놀라운 축구 에이전트의 죽음을 공유한다. 미노 라이올라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서 임한 것처럼 병마와 끝까지 싸웠다. 미노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했다. 현대축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썼다. 선수들을 위해 축구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미노의 사명은 같은 열정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라이올라 가족이 트위터에 사망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 라이올라 트위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지난 28일 이탈리아의 한 TV가 “라이올라가 폐 질환으로 54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전 세계 언론들도 속보로 전했다. 라이올라가 지난 1월 이탈리아 밀라노 병원에서 병명이 밝혀지지 않은 수술을 받았으며 자택에서 치료를 시작했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라이올라 측근인 호세 포르테스 로드리게스와 산 라파엘레 병원의 알베르토 잔그릴로가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당시 라이올라 트위터도 “현재 건강 상태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한다. 4개월 동안 사람들은 날 두 번 죽여 화가 난다. 난 부활도 가능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사망설을 부인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났다.
수퍼 에이전트 라이올라.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라이올라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 잔루이지 돈나룸마(파리생제르맹) 등 스타들의 에이전트다. 특히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뜨거울 포그바와 홀란드도 그의 고객이다. 마리오 발로텔리(아다나 데미르스포르), 헨리크 미키테리안(AS로마), 마테이스 더리흐트(유벤투스) 등도 그의 손을 거쳐갔다.
에이전트는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면서 이적, 연봉협상, 세금 업무, 매니지먼트 등을 담당한다. 100㎏이 넘는 거구인 라이올라는 세계 축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이전트 중 한 명이었다. 에이전트는 통상 수수료로 선수 연봉과 이적료의 5~10%를 받는데, 라이올라는 2016년 포그바를 8900만 파운드(1412억원)에 유벤투스에서 맨유로 이적 시켜 무려 2000만 파운드(317억)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올라의 개인 재산은 6200만 파운드(984억원)로 추정된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라이올라는 어릴적 네덜란드로 이주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도우며 설거지도 했다. 법학을 공부하면서 에이전트의 꿈을 키우던 그는 영어·이탈리아 어 등 7개 국어를 구사한다. 라이올라는 1996년 파벨 네드베드를 스파르타 프라하에서 라치오로 보냈고 이후 유벤투스로도 이적 시켰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운데)와 그의 에이전트 라이올라(오른쪽). [사진 이브라히모비치 인스타그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특히 이브라히모비치를 유럽 전역에 이적 시키며 큰 돈을 챙겼다. 이브라모비치는 2003년 라이올라와 처음 만났던 장면을 자서전을 통해 회고했다. 그는 “라이올라는 (정장이 아닌) 나이키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왔다. 마피아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멋진 뚱뚱이였다”고 밝혔다. 당시 라이올라는 “세계 최고가 되고 싶은가. 차와 시계를 팔고 지금보다 3배는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당신은 쓰레기”라는 독설을 날렸다. 이 말에 자극을 받은 이브라히모비치는 2004년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세계적인 공격수로 거듭났다.
2012년에 포그바를 둘러싸고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퍼거슨은 “난 그를 만난 순간부터 믿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에이전트가 한 두명이 있는데 라이올라가 그중 한 명이다. 나와 물과 기름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에 라이올라는 “퍼거슨이 절 비판한 것은 누군가 제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이었다”고 말했다. 라이올라는 구단으로부터 ‘악마’라 불렸지만, 선수들에게는 ‘천사’로 통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