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수' 기대했던 검찰 내부 한숨…"국민들에 의해 심판받을 것"
국힘 반발 속 검찰청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박재현 기자 = 검찰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절반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30일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유감의 뜻을 밝히며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합리적 결정을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입장문에서 "70년 이상 축적한 검찰의 국가 수사역량을 한순간에 없애고 국민의 생명·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법안이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없이,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핵심적인 절차가 무력화된 상태에서 통과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검은 "이제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등 권력자들은 공직자범죄나 선거범죄로 검찰의 직접수사를 받지 않아도 되고, 국가안보 또는 국민의 안전에 직결되는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도 검찰이 수사할 수 없다"며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분리함으로써 처음부터 수사를 개시해서 사건의 내용을 가장 잘 아는 검사는 기소할 수가 없게 됐다"고 했다.
이어 "대검찰청은 이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대통령과 국회의장께서 이러한 위헌·위법적 내용 및 절차, 국민적 공감대 부재, 선거범죄 등 중대범죄에 대한 심각한 수사공백 등의 문제점에 대해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 합리적인 결정을 해주시기를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역시 이날 법안 통과에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중앙지검은 "국회는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70년간 이어온 형사사법의 한 축을 오늘 무너뜨렸다"며 "충분한 토론과 협의 없이 법률 개정을 강행한 것은 의회민주주의 역사상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의 범죄대처 역량은 유지돼야 하고, 국민의 인권은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며 "이에 역행하는 위헌적 법률안이 공포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법안 통과를 지켜본 검사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현직 지청장은 "야당이나 인수위 측에서 법안 저지를 위해 '마지막 한 수'를 내놓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허무하게 법안이 통과돼버렸다"며 "앞으로 바뀐 제도 아래서 어떻게 검사로서 책임을 다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국민들의 눈물을 외면한 자들은 국민들에 의해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대통령령 개정, 위헌소송, 권력형 비리 수사 등 포함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검찰의 수사 대상 범죄를 기존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범죄로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결 후 남은 검수완박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곧바로 상정했다. 사흘 뒤 임시국회를 열어 개정안까지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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