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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물가·집값·금리 더 오른다’… 기대인플레 9년 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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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소비자동향조사

4월 3.1%… 한 달 새 0.2%P ↑

실제물가에 영향 큰 중요지표

‘인플레 악순환’ 이어질 가능성

금리수준전망지수 ‘역대 최고’

방역 완화로 소비심리는 개선

WB “스태그플레이션 올수도”

세계일보

“월급 빼고 다 올랐네” 최근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칼국수가 8000원이라고 표시돼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칼국수 평균 가격이 8115원으로 사상 처음 8000원을 넘어서는 등 물가 상승이 본격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 집값,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우세한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은 당분간 계속 커질 전망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를 넘어서면서 9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택가격전망지수도 한 달 사이 10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2.9%)보다 0.2%포인트 오른 3.1%로 집계됐다.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 2.0%를 기록한 후 15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해 오다 이달 들어 3%를 넘어섰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주관적 전망이지만 실제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제지표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 가격, 투자 결정 등에 반영되면서 실제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은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임금 인상 부담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서 다시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인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 물가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도 3.2%로 지난달보다 0.3%포인트 상승하면서 2013년 4월(3.2%) 이후 최고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외식비와 유가 등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물가가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요인 등을 뉴스로 자주 접하는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률을 높게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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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으로 금리수준전망지수(141)도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오르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6개월 후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지난 2월(97)만 해도 100을 밑돌았던 주택가격전망지수(114)는 한 달 새 10포인트 높아졌다. 1년 뒤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실제 주택 가격은 지역에 따라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지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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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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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와 방역조치 완화 여부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소비심리는 점차 나아지고 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8로 지난달보다 0.6포인트 올라 2개월째 상승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세계적으로도 ‘고물가’ 추세가 뚜렷하고, 이대로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현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세계은행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상품 시장 전망 보고에서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이 향후 3년간 유지되면서 세계 경제가 1970년대 경험했던 스태그플레이션에 다시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상승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2020년 4월 이후 가격이 배 이상 치솟은 유럽의 천연가스다. 세계은행은 천연가스 가격이 내년과 2024년 하락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15%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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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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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천정부지의 물가 상승세를 잡으려면 기준금리를 5∼6%로 올려야 하며 이로 인해 내년에 상당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현재 연준은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중립 금리 수준인 2.5%가량으로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지만, 이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잡기에는 상당히 부족하다고 도이체방크는 평가했다.

유지혜·조병욱·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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