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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연구 이탈리아 학자 "한류는 탈 저작권 비즈니스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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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류 콘퍼런스 기조연설…"공동창작·첨단기술·로컬 스토리가 특징"

연합뉴스

'제1회 한류 콘퍼런스' 기조연설한 이탈리아 한류 전문가 피에르 루이지 사코 교수
[한국관광공사TV 캡처]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류 모델은 일종의 '탈 저작권 비즈니스' 모델로 한국 콘텐츠를 무료로 자유롭게 탐험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피에르 루이지 사코 이탈리아 밀라노 언어 및 커뮤니케이션대 문화경제학과 교수 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문화정책자문관은 한류의 중요 특징 중 하나를 이렇게 짚었다.

한류 연구 학자인 사코 교수는 2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온라인으로 공동 개최한 '제1회 한류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저작권과 지식재산권(IP)을 내세워 콘텐츠 접근을 막지 않고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한 점이 한류 콘텐츠 확산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사코 교수는 또 다른 한류 특징으로 사용자와의 공동 창작과 미디어 교차 전략, 첨단 기술의 광범위한 사용, 한국적인 로컬 스토리를 꼽았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 사회로 사용자와 생산자 간 인터랙션이 활발하다"며 "케이(K) 드라마 라이브 촬영 시스템을 보면 시청자들이 촬영진과 소통하며 강력하게 자기 의견을 준다. 이는 현재 부상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방식으로 전통적인 미국과 유럽의 주류 모델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한류 생태계에선 음악과 드라마, 뷰티, 의류까지 다 뗄 수 없는 관계다. 미디어의 교차 시너지는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잘 이용할 수 있다"면서 "첨단 기술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신세대의 참여 방법도 찾고 있다"고 짚었다.

사코 교수는 이어 "한류 이야기는 매우 로컬 하다"며 "한국적인 스토리가 많은데, 외국인에게 생소한 한국어로 전달되는데도 매력이 있어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고 한국이란 구체적인 장소에서 일어나는 걸 보여줘 더 큰 관심을 끌고 부가가치를 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미국이 한국 콘텐츠에 러브콜을 보내고,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이 한국에 스튜디오를 여는 등 투자가 일어나는 환경에서 한국은 서구 모델을 따라가면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코 교수는 "서구 모델을 따라갈 경우 저작권(관리)이 강화하고 공동 창작이 약해지고 사전 제작된 콘텐츠가 나와 단기적으로는 얻을 게 있어도 장기적으론 비생산적일 것"이라며 "한국 모델이 제공하는 전략적인 비교 우위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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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류 콘퍼런스' 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한류 콘텐츠의 또 다른 위험으로는 영감과 아이디어 소진을 들었다.

그는 "현재 미국은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그 위기를 모면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이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저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크리에이티브한 혁신 전략이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서구와 차별화된 전략적 비교 우위를 유지하면서 미국 주류와 다른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코 교수는 "공동 창작 기회를 확장하고, 더 급진적인 방법으로 사용자를 콘텐츠 생성 과정에 참여시키고, 현지 내러티브와 한국적인 요소를 더 부각해야 한다"며 "최첨단 기술과 끊임없이 실험하면서 새로운 스토리텔링 포맷을 선보이고 디지털 언어와 문화를 통해 신세대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시아와 북미보다 한류에 뒤늦게 관심을 둔 유럽과의 협업도 제안했다.

그는 전략적 파트너십 방법으로 디지털 콘텐츠 구성과 사업 모델을 연구하는 한·유럽연합(EU) 혁신 랩 설립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모델을 같이 개발해 교차 학습을 통해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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